3) 쌀뜨물이 보배다.
사진 왼쪽의 통에는 쌀뜨물을 모으고 효소 거른 찌꺼기가 나오면 혼합하여 숙성을 시킨다.
효소 거른 찌꺼기에는 당을 분해한 미생물들이 쌀뜨물을 만나 자연 배양이 되면서 영양분을 생산한다.
팻트병에는 오줌을 모아 숙성시킨다.
자연농업에서 자가 비료를 만들려면 쌀겨(미강)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자재의 하나이다.
그런데 막상 쌀겨를 살려고 방앗간에 갔더니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량이라면 그나마 돈을 주고 구하면 되겠는데 내 밭에 들어가는 소량의 쌀겨를 구하기가
더 어려운 것이 시쳇말로 불편한 진실이었다.
유기농으로 대량 생산을 하는 농가에서는 당연히 구해야 할 자재가 바로 이 쌀겨지만
전문 농가도 아닌 전원 농가에서 미강을 재료로 유기농 자재를 만들기는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하면 농사 자체가 어렵고 재미가 없게 된다.
그러니 주변에서 얻어 듣는 농사 방법을 따라 하자면 죽도 밥도 아닌 딜레마에 빠진다.
즉 화학비료와 농약을 주로 하는 관행농법을 버리고 무조건 유기농이나 자연농법을 흉내내려면
당장에 부딛히는 자재 구입의 어려움이 커다란 장애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나는 문득 안식구가 내버리는 쌀뜨물에 주목했다.
쌀겨나 쌀뜨물이나 모두 미생물의 먹이로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미친 것이다.
구정물통에 그냥 내버리는 쌀뜨물은 정화조로 흘러가 쓸데없이 낭비되고 있었다.
만약 하수도에 그냥 버리면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될 게 뻔하다.
미강은 인산질 비료에 속한다.
그런데 그냥 쓰면 독소가 있다.
반드시 분해하여 작물이 흡수하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한편 오줌은 미강의 독소를 분해하여 좋은 인산비료로 만들어 준다.
나는 이런 성질을 이용하여 쌀뜨물을 효소찌꺼기와 혼합하여 미생물의 먹이로 쓰는 한편
액비로 살포할 때는 숙성된 오줌을 적당히 섞어 물과 희석하여 관주하고 있다.
효소 찌꺼기와 쌀뜨물이 혼합된 액비에 숙성된 오줌을 1 : 1 비율로 섞은 다음 대충 20~30 배 정도의
물을 희석하여 사용한다.
그 밖에 거의 모든 액비의 제조를 위해 쌀뜨물을 이용한다.
예를 들면 뽕나무 잎과 칙넝쿨 잎은 다량의 영양소가 풍부한 자연 농업 자재이다.
나는 여기에 야콘 잎과 줄기를 함께 넣어 영양제를 만든다.
야콘을 넣는 이유는 해충이 잘 접근하지 않는 작물의 특성을 이용하여 액비와 함께 해충을 쫓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은행잎을 넣어도 좋을 것이지만 은행잎은 적기에 채취하기가 번거로워 야콘으로 대신하고 있다.
야콘은 추수기에 채취하여 액비통에 넣기만 하면 되므로 편리하다.
이들을 모아 액비통에 넣고 물대신 쌀뜨물로 우려내기도 하고 액젖 찌꺼기에도 넣는다.
쌀뜨물은 다른 자연 자재와 결합하여 유효 미생물의 활동을 도와 액비 제조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이다.
부족한 인산질 비료를 얻는데 쌀뜨물은 보배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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