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거름주기
1) 미생물과 지렁이에 거는 기대
화학비료 없이 농사를 지으려면 미생물과 지렁이에 의존해야 한다.
퇴비와 같은 유기물은 미생물과 지렁이가 분해해준 덕분에 작물이 영양소를 얻기 때문이다.
화학비료는 그 자체를 작물이 직접 흡수할 수 있지만 유기물은 미생물이 분해하고 지렁이 먹이가 되어
지렁이가 배설한 분변토가 되어야 드디어 작물이 영양소를 흡수하게 된다.
그러므로 화학비료는 작물을 심기 직전에 줘도 작물이 쉽게 영양 흡수를 하는데 비해 퇴비는 최소 2주 전에
미리 땅에 넣어야 미생물이 분해할 시간을 얻게 되는 것이다.
또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야 미생물과 지렁이를 키울 수 있다.
나는 귀촌 당시 지렁이를 한꺼번에 많이 번식을 시키려고 지렁이 사육장을 만들어
낚시점에서 미끼용 지렁이를 사다가 키워보기도 했다.
나중에 보니 어디로 도망을 갔는지 지렁이 사육장에는 보이지 않고 엉뚱한 곳에서 발견되었다.
잡초를 베어 쌓았던 곳은 어김없이 지렁이들이 모여들었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치지 않으니 자연히 땅 속에 지렁이들이 살고 있었다.
비닐 멀칭을 거둔 곳에서 지렁이의 배설물인 분변토가 부쩍 늘었다.
땅이 드디어 살아 난 것이다.
지렁이농법은 분변토의 영양공급 뿐 아니라 지렁이가 땅속의 산소 공급을 원활히 하는 효과에 주목한다.
따라서 유기농의 경우 지렁이로 땅을 살리는 것이 기본이다.
농약을 치지 않자 땅속의 미생물도 제대로 활동을 한다.
유용 미생물을 농업기술센타에서 무상으로 나눠준 덕분이다.
나는 6월 부터 9월 까지 2 주에 한번씩 바실러스균을 포함한 혼합 미생물과 광합성 미생물 등을 얻어 온다.
액비와 함께 살포하기 위해서다.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하여 작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공급할 뿐 아니라 항생물질을 만들어 내어
해로운 세균 등으로 부터 작물을 보호하는 역활도 한다.
그러므로 유기농은 어쩌면 미생물 농법이 근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농사는 미생물이 짓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미생물에 대한 이해없이 유기농을 하기는 어렵다.
참고로 유용 미생물이란 부패가 아닌 발효시키는 미생물을 말한다.
요즘 많이 이용되는 EM(유효미생물)은 대부분 광합성 미생물, 바실러스균, 유산균, 방선균 등
4가지를 주축으로 80여 가지의 복합 미생물이다.
그 중 바실러스균은 고초균이라고도 불리는데 땅을 분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따라서 깻묵이나 생선을 발효시 투입하여 농사에 많이 활용한다.
광합성균은 악취제거 효과가 좋아 축산에 응용되고 농사용으로도 유용하다.
보편적으로 월 2~4회 정도 시비하는데 엽면 시비의 경우에는 500~1,000 배 희석하고
땅에 관주할 때는 1,000~2,000 배, 병해충 치료시에는 100~200 배로 희석하여 투입하라고 한다.
자연농업에서 강조하기는 미생물만 투입하기 보다는 미생물과 액비를 함께 살포해야 효과가 높다.
다양한 미생물들이 땅에 존재하면 병균과 같은 해로운 미생물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자연의 건강을 유지하는 자정 능력에 주목하여 밭의 미생물을 관리하는 것이 바로 농사의 본질이다.
우리 지역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미생물을 배양하여 무료로 농가에 제공하고 있다.
아마 대부분의 지역 농업기술센터는 미생물 배양시설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친환경농업의 필요성 때문에 요즘은 더욱 미생물의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특히 미생물은 치료 효과 보다는 예방 효과가 높으므로 실제 사용할 때는 효용가치를 높히도록 한다.
먼저 고초균 등 유용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할 뿐 아니라 질소 고정능력이 있어 토양을 비옥하게 한다.
염류집적을 해소 시키거나 불용성 인산을 분해하여 가용성 인산으로 만들기도 한다.
더구나 뿌리 부근의 근권을 유익한 미생물이 우점하면 해로운 미생물의 접근과 활동을 막아 준다.
또한 미생물은 스스로 항생물질을 만드는 기능이 있어 해로운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하기도 한다.
다만 미생물의 방제 효과는 화학농약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치료보다는 예방에 주력해야 한다.
미생물의 이런 효능과 역활을 고려하면 사용시기와 방법에도 실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즉 첫째는 파종할 때 미생물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감자로 예를 들면 재나 다른 농약으로 살균 처리를 할 수 있지만 미생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편의상 농업기술센타에서 제공하는 혼합균을 100배 물로 희석하여 2 시간 동안 자른 씨감자를 침종한다.
다른 모든 농작물의 파종시에도 같은 방법을 적용하면 좋을 것이다.
고추묘를 정식할 때에도 같은 방법으로 침지한 후에 정식한다면 고초 묘의 뿌리 부근에 미생물을 투입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것이다.
파와 토마토는 같이 심으면 좋은 짝짓기 작물인데 이 때에도 파의 뿌리를 미생물 희석액에 침지한 후에
심으면 토마토의 뿌리에 까지 방역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광합성 미생물은 작물의 광합성을 돕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아니고 스스로 광합성을 하기 때문이다.
암모니아를 분해하여 축산 분뇨의 악취를 없애는데 도움을 주거나 닭의 사료에 첨가하면 계란 노른자의
색깔이 진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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