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하기 전 후 온라인 카페에 가입해서 농사 관련 정보를 얻으려는 시도는 누구나 하게 된다.
초보 농군은 주말 농장이건 귀촌이든 남의 경험에 귀를 열게 마련이다.
시간이 흐른 후에 보면 아주 기초적인 지식도 처음에는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때로는 시행착오인지도 모르고 남의 흉내를 내기도 한다.
나 역시 현역에서 은퇴한 다음 해 전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귀농 카페라는 데를 찾았다.
2005년 11월 22일에 처음 카페에 가입했으니 벌써 햇수로 6년 째가 된다.
그간 농사 관련 자료도 많이 배우고 내 경험도 소개하면서 나름대로 정이 들었다.
그런데 카페가 자주 시끄럽다.
그래도 그나마 자정 능력이 있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카페지기가 건강을 잃으면서 분란이 극심해졌다.
카페지기가 원래 카페 개설자가 아니고 위양을 받았던 배경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시 카페를 활성화 시킬 회원에게 위양하는 문제를 놓고 이전투구를 한다.
대부분 회원들이야 나 처럼 농사 정보나 교류하면 그만이라지만
생산자나 카페에 대한 이해관계가 깊은 회원들은 카페 운영에 관심이 높게 마련이다.
어쨋든 나 역시 오랜 동안 정들었던 카페인지라 원만하게 카페가 운영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점입가경으로 치킨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니 정나미가 떨어졌다.
그래서 그간 내가 쓴 글도 삭제하고 카페를 떠나기로 결심을 하였다.
하나 하나 과거의 내 족적을 더듬으며 며칠을 두고 글을 지우는데
이미 게시판의 공지글로 올라 간 글이 문제였다.
수 많은 회원들이 그 것도 소중한 자료라고 스크랩을 하고 댓글을 쓴 것을 보며
차마 공지 글 마져 마구 지울 수는 없었다.
더구나 오랜 동안 몸 담았던 동호인 모임에서
아무리 사이버라도 아무 말도 없이 떠나는 것도 예의에 벗어나는 것같았다.
그래서 쓴 소리라도 한 마디 하고 떠나기로 했다.
그러나 그 마져도 마음을 돌렸다.
쓸 데 없는 사족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결국 공지 글은 남겨 둔 채 조용히 카페를 탈퇴하고 말았다.
아마 이 것도 경험이라면 좋은 경험일 것이다.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카페는 아주 좋은 조언자 구실을 한다.
그러다 정도 들고 글이라도 자주 올리다 보면 어느 새 카페가 소중한 놀이터가 되어 있다.
그러나 카페는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 글로 주고 받는 소통 과정에서 상처도 받는다.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 틈에서 눈쌀을 찌푸리기 쉬운 곳도 카페이다.
어디나 사회성이 필요하다.
농사 카페에서 내가 설 자리를 찾는 것도 어쩌면 귀농과제의 하나일 것이다.
'전원생활 > 귀농과 전원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후 전원생활에서의 여가 선용 (0) | 2011.10.15 |
---|---|
시골에서는 말도 조심해야 한다. (0) | 2011.10.14 |
육체적 적응력부터 키워야 한다. (0) | 2011.01.27 |
귀농하면 꼭 등록해둘 명부 (0) | 2011.01.06 |
무당벌레 (0) | 2010.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