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귀농과 전원생활

시골에서는 말도 조심해야 한다.

예농 2011. 10. 14. 22:59

 

 

요즘 우리집으로 들어 오는 도로가 공사 중이다.

그러다 보니 동네 길을 돌아 들어 오게 된다.

그런데 그 길이 좁아 만약 다른 장애물이라도 만나면 통행이 매우 불편하다.

 

지난 주일에는 마침 큰 아들네 식구와 사돈댁이 방문한다는 연락이 왔다.

부랴부랴 마트를 다녀오는데 바로 그 소로에 오토바이 한 대가 길 옆에 있었다.

밭 일을 보러 온 이웃 동네 영감님이었다.

 

다행히 내 차는 경차라 바듯이 비켜 지나갈 수가 있었다.

그렇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며느리 차는 중형차인지라 비켜 지나가기가 어려울 듯싶은 것이다.

그래서 양해를 구하여 오토바이를 치우게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영감님이 여러 번 반복해서 변명을 하시는 것이다.

차가 잘 다니지 않아서 오토바이를 길 가에 세웠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시는 뜻을 처음에는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마 내가 영감님에게 핀잔을 한 것으로 오해를 하신 모양이다.

 

어쨌거나 별 일 아니라고 여겼다.

그런데 오늘 우리 밭 옆을 지나시는 그 영감님께 큰 소리로 인사를 했지만

아는 체도 하시지 않는 것이 아닌가?

 

여간 무안한 것이 아니다.

아차 싶은 것은 영감님이 오해를 하신 것이 내 말투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투 하나도 시골에서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잊었던 것이다.

 

시골은 인성이 순박하지만 피해의식도 적지 않다.

특히 도시민에 대해서는 적개심도 잠재되어 있다.

지방 공무원들에게 무시당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사소한 지적에도 큰 상처를 입는다.

 

자칫 말 하나라도 사무적이거나 딱딱하게 하면 잘 잘못을 떠나 서운한 감정을 품는다.

그래서 귀촌을 하게 되면

같은 말이라도 따뜻한 마음을 실어 말을 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