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영농 지식을 얻는 방법
처음 농사를 짓겠다고 나선 작물은 감자였다.
3월 중순이면 파종을 하게 되니 당연히 첫 재배 작물이 된 것이다.
그런데 경기 북부는 추운 지역이라 서리가 늦게 까지 내리는 경우가 있다.
어떤 작물도 싹을 틔우려면 온도가 맞아야 하는데 지온이 낮으면 냉해를 입기 쉽다.
그러므로 지온 확보를 위해서는 검정 비닐보다 가운데가 투명한 배식비닐이 유리하다.
뒤늦게 농사카페에서 얻어들은 정보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그런 지식을 알리도 없거니와 타당성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
또한 씨감자를 자를 때 눈이 두 세개는 붙어 있는 것이 좋다.
그러나 영농지식이 별로 없던 우리는 교과서에 나온 기초적인 지식만 가지고 눈만 있으면 싹이
나온다고 믿었다.
그러니 안식구는 씨감자의 눈을 마치 과일 깎듯이 오려내어 종자로 사용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식용으로
써도 무방하다고 여겼던 것이다. 대단히 경제적인 방법을 발견한 양 자랑이었다.
마침 집을 건축중이라 인부들이 이 말을 듣고 배꼽을 잡고 웃었다.
아주머니가 감자 양분을 다 뺏어먹으면 배가 고파서 어떻게 감자가 싹을 내고 자라겠느냐는 것이다.
굳이 농업관련 교과서나 참고서를 보지 않더라도 요즘은 얼마든지 농사자료를 구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바로 인터넷 덕분이다.
농사에 관한 자료나 지식을 얻기 위해 나는 우선 인터넷의 농사 카페부터 가입했다.
인터넷은 정보의 홍수 시대를 열었다.
카페에는 초보자를 위한 선험자들의 자세한 경험담들도 많다.
나 역시 농사 카페에서 배운 것이 적지 않다.
모르는 것을 서로 가르쳐 주는 고마운 반려자가 농사 카페다.
그러나 그 경험들이 검증된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도 있다.
그래서 전문 교육기관의 지도가 필요한 것이다.
귀농 관련 교육기관이나 사이트 역시 농사 지식과 정보를 얻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귀촌하면서 제일 먼저 관내 농업기술센터를 찾았다.
알아보니 매년 초 영농 교육을 하고 있었다.
주요 작물 별로 영농 교육을 하기 때문에 자기가 알고 싶은 작물에 대한 교육 때
기술센터에 가면 누구나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아침부터 외부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하여 교육을 하므로 점심 식사도 무료로 제공한다.
나는 보다 체계적으로 농사 지식을 배우고 싶었다.
마침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농업대학 1년 과정을 개설한다는 소식이었다.
멋도 모르고 입학을 하려다가 낙방을 하고 대신 신규 귀농인 교육을 먼저 받았다.
입학원서에 단체활동에 대한 자기 소개란이 있는데 현직에 있을 때 그런 활동을 한 것이 도움이 되는 줄
알고 썼는데 알고 보니 농사관련 단체활동이었다.
괜히 잘난 체하는 짓을 한 것이다. 아무래도 위화감을 조성할 위험 인물로 오해를 받았다.
그 후 신규 귀농인 교육을 받고 나서 나에 대한 오해가 풀렸는지 드디어 3수 끝에 농업대학에 들어갔다.
실습과 이론을 겸한 실용적인 교육이 농업대학 과정의 특징이다.
재배학 이론을 배우면서 작물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
왠만한 지역의 농업기술센타는 자체 농업대학을 개설해서 농민들에게 영농 교육을 시킨다.
농업기술센타의 영농 교육은 현장의 애로 사항을 해결하는데 더 없이 유익한 통로이다.
의문나는 점을 물어 볼 수 있고 농사 현장에서 직접 지도를 받기도 한다.
토양분석도 무료로 해준다. 적정 시비를 하고 토양 개량을 위해서는 꼭 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 지방의 농업기술센터는 대체로 이동식 농기계 수리 서비스도 한다.
관리기나 예초기를 구입하고 나서 무상 수리기간이 지나면 돈을 주고 고쳐야 한다.
그러나 농업기술센타에 요청하면 직접 농장을 방문하여 무상으로 수리해준다.
뿐만 아니라 비싼 미생물도 배양해서 무상으로 나눠준다.
친환경이나 유기농을 하는 경우 이제 미생물은 필수적인 농용자재이다.
농업 기술센타는 귀농하려는 사람들에게 더 없는 안내자이다.
또 하나 영농 지식을 배울 곳은 동네 영감님들이다.
지방 마다 작물의 파종시기가 다르다.
자료는 대충 어느 지역 기준이라고 소개하지만 실제 파종 시기는 그 지역에 사는 농부가 제일 잘 안다.
가끔 농삿일에 모르는 것을 물어 보면 동네 영감님들은 아주 자랑스럽게 친절히 가르쳐 준다.
그 다음은 지역 농약사이다.
가능하면 친절하고 농사 지식이 풍부한 농약사를 단골로 할 필요가 있다.
비록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많이 쓰지 않는 친환경 농사를 짓더라도 농기구나 칼슘제 같은 친환경 자재는
사게 되어 있다. 더구나 고추를 비롯한 각종 모종들은 농약사에서 구입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농사 지식이 있는 농약사를 잘 알아두면 여러가지 정보나 지식을 도움 받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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