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5일장 쇼핑

예농 2006. 12. 4. 20:21

 

<5일장 이미지는 다른 시장 사진을 빌려온 것임.>

 

오늘은 이사온 후 처음으로

전곡 5일장에 가 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달에 연천 5일장을 찾았을 때는 

너무 실망을 했었습니다.

규모도 적고 상품도 빈약하여

고객보다 상인들이 더 많더군요.

인사로 한 두가지 샀는데

다시 또 찾기 어려울 듯싶습니다.

 

그런데 전곡 5일장은 그런대로

구경할 만합니다.

 

안식구가 무릎 관절에 닭발이 좋다더라며

5일장에 가면 구할 수 있다는군요.

닭발 뿐 아니라

마트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것들이

제법 많습니다.

 

이곳 역시 고객들은 많지 않아서

우리가 큰 손이 되기로 했지요.

찾던 닭 발도 사고

동태나 꼬막 등 해산물도 샀습니다.

 

겨울에 눈 속을 헤매려면 털장화가 좋을 것같아

물으니 1만 8천원이라네요.

그런데 내 맞는 문수가 없답니다.

조금 내려오니 같은 털장화가 보입니다.

신어보니 잘 맞더군요.

값을 물었더니 1만원이랍니다.

참으로 재미있는 쇼핑입니다.

 

과일 가게 앞에서 구경을 하는데

주인이 내 앞에 있는 단감을 자기 앞으로 집어 달랍니다.

웃으면서 손님을 부려먹는 주인이 다 있다고 하니

과일을 사면 수고비를 주겠다고 응수를 합니다.

포도를 사겠다고 하자

한 송이를 덤으로 얹어 줍니다.

그래서 나도 우수리를 받는 대신

키위를 한무더기 더 사겠다고 했지요.

그러자 그 양반이 다시 묻습니다.

수량이 많은 것과 맛있는 것 중에서 고르랍니다.

나는 당연히 맛있는 쪽을 선택하였지요.

참 별난 흥정을 다 해 보았습니다.

 

그 밖에 남자 몸뻬 같은 바지도 사고

왕사탕도 샀습니다.

 

그런데 시장 상인들이 하나같이

어깨띠를 두르고 있습니다.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것을 반대하기 때문이랍니다.

 

사실 재래시장이 따로 인근에 있는데

5일장이 고객을 빼았으니

눈길이 고울리 없겠지요.

 

조그마한 소읍에 대형 마트와 재래시장,

5일장이 병존하면서

서로 제살깎기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나간 김에 점심도 외식을 하고

꼬맹이 사료도 이제는 15kg 짜리로 샀습니다.

동물의약품 파는 곳에서 사료도 싸게 파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군요.

 

그동안 마트에서 산 사료 값이 

우리 내외 식비나 맛먹는다고 엄살을 부렸는데

이제는 안심이 됩니다.

 

내친 김에 광견병 예방 주사를 언제 맞히면 되는지 물었더니

전원에 사는 개는 빨리 맞히랍니다.

너구리와 부딛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네요.

 

공짜라니 무조건 받아왔는데

이제는 주사가 문제입니다.

하는 수 없이 제가 주사기를 들고

또두부터 넙적다리에 주사기를 꼽았지요.

예상대로 또두녀석 죽는다고 발버둥을 칩니다.

자칫했으면 안식구 품에서 뛰쳐 나갈 뻔했답니다.

그런데 또원이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맞더군요.

얼마나 대견한지...!

 

전원에 산다는 것은 이렇게 

자기 손으로 직접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처음으로 겪는 일들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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