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야콘을 수확했습니다.
금년 봄에 옥천에 계신 야콘사랑님 농장에 들려
뇌두 하나를 얻어 모종을 냈지요.
봄에 뇌두를 상토에 묻어 나온 싹이 열개도 채 않되었습니다.
그나마 밭에 옮겨 심었더니 다섯 그루가 자랐답니다.
그 다섯 그루에서 크고 작은 야콘이 줄줄이 따라 올라오니
얼마나 감개가 무량한지 모릅니다.
이제는 뇌두가 다섯개로 늘었으니
내년에는 50그루 정도는 모종을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떼어 낸 야콘은 후숙을 시켜야 맛이 있다고 합니다.
종이 상자에 넣어 비닐에 덮어 놓았습니다.
아마 2주 후에는 맛있게 먹을 수 있겠지요.
마침 다음 달 11일에는 김장 배추를 얻으려고 아들 녀석들이 방문한다니
때 맞춰 야콘 맛을 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뇌두는 하우스 안에 땅을 파고 묻었습니다.
약 30cm 정도를 파고 낙엽을 조금 깐 다음 흙을 덮었으니
얼어 죽지는 않을 것입니다.
내년 3월 초에는 꺼내어 하우스 안에서 모종을 냈다가
모래흙 성분이 있는 밭에 정식할 것입니다.
토란도 수확을 했습니다.
토란 종자를 여섯 알 얻어 파종했는데 다섯 그루만 싹이 났었답니다.
제대로 관리도 못하여 알이 들었을까 싶었는데
올망졸망 알토란이 제법 매달려 있군요.
내년을 위해 종자 노릇은 충분히 할 수 있겠습니다.
토란도 하우스 안에 땅을 파고 묻어 놓았습니다.
토란은 좀 더 깊이 파고 낙엽도 두텁게 깔아 준 다음
20cm 이상 흙을 덮어 주었습니다.
내년에는 음식물 퇴비장을 파고
콩깍지를 밑거름으로 깔아 주려고 합니다.
습하면서도 배수가 비교적 잘 되는 곳이니
내년에는 토란을 실컷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수확의 기쁨은 심고 가꾸는 자에 대한 하나님의 선물인 듯 싶습니다.
사실 그렇게 수고한 것도 없는데 기대 이상으로 수확을 해서
야콘과 토란에게 약속했습니다.
내년에는 퇴비나 땅 갈이도 성의껏 해 주기로 했습니다.
....................................................
하루에 치루는 돌과 잡초와의 전쟁은
굳이 일기에 올리기도 식상합니다.
잔디 밭에 있는 냉이를 뜯어 된장국에 넣어 먹었는데
가을 냉이도 괜찮지 싶네요.
잔디 밭도 정돈하고 냉이도 얻고 일석이조였지요.
어제 처형이 오신 길에 냉이를 한 소쿠리 선물도 했는데
오늘 뽑은 것은 우리가 점심에 시식을 했던 거지요.
참마도 한 뿌리 파보았는데 제법 야물게 통통해져서
하우스에 다시 묻어 보았습니다.
내년에 참마 전체를 산 밑에 있는 밭 쪽으로 이식해야 할까 봅니다.
도라지도 1년생인데 한 뿌리 뽑아 보았더니
이 녀석도 알이 배겼습니다.
안식구와 나누어 식사 중에 시식을 했지요.
이 녀석들도 내년 봄에는
산 밑에 있는 약초 밭으로 이사를 해야 합니다.
땅 속에 있는 것들을 수확할 때는 궁굼하기도 하고
묘한 기대감이 있어서 그런지
제법 흥분과 감동이 남다르더군요.
인생도 아마 그러겠지요.
내일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라 살아 볼만 하지 않을까 싶군요.
답을 미리 안다면 너무 싱겁지요.
왜 돈 내버리면서 점쟁이를 찾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뿌리식물처럼 캐 보면 알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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