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에 내린 비와 강풍으로
사진에 보이는 파라솔이 완전 망가졌습니다.
아래 사진 왼쪽 구석에 부서진 파라솔이 보입니다.
꼬맹이들 겨우살이 준비를 하라는 뜻인가 봅니다.
우선 전곡 읍내에 있는 철물상에서 모래 주머니를 30개 사서
군인들 진지 구축하듯이 바람막이 벙커를 만들었습니다.
푸대 1개가 200원이니 6천원에 꼬맹이 벙커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마침 근처에 콘크리트 길을 파헤쳐 폐자원(모래)을 이용할 수 있었지요.
파라솔이 아쉬운 듯 <또두>녀석은 부서진 파라솔 쪽으로 가고
<또원>이 녀석은 사료 통으로 들어갑니다.
요즘 <또원>이 녀석의 식탐이 부쩍 늘었습니다.
반대로 <또두>녀석은 사료보다 다른 먹거리를 찾아 다니느라
제 밥 그릇을 제대로 찾아 먹지 못하여
<또원>이 녀석한테 겨루기에서 집니다.
지난 번에는 <또원>이 녀석이 사료를 제대로 먹지 않아 비실거리더니
이제는 <또두>녀석 차례인 모양입니다.
식 습관을 제대로 길들여야 건강하게 성장할 텐데....
강풍과 비로 강아지 파라솔은 망가졌지만
연못은 물이 넘쳐 오랫 만에 연못다운 모습입니다.
물에 비친 집의 그림자가 그림같습니다.
내친 김에 폐품으로 넝쿨식물 올림망도 하나 만들었습니다.
가운데 철근은 집을 지으면서 남은 것을 중심 지주로 이용했습니다.
주변의 지주는 이제는 고물이 된 골프채 우드들입니다.
이를 이어주는 선은 전기공들이 버리고 간 전선들이지요.
내년 봄에 대나팔꽃과 풍선덩굴을 이 지주 밑에 심어 올릴 것입니다.
지금은 앙상하지만
내년 여름 쯤이면 무성하게 타고 올라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디카를 가지고 나온 김에 우리 배추 밭
대표 배추도 한 장 기념 촬영했습니다.
모서리에 심어진 것이라 마냥 옆으로 퍼져
볏집으로 묶어 주기도 어렵습니다.
다행히 다른 녀석들보다 벌레 피해가 적었습니다.
속이 차기 시작했는데 2주 후에나 김장을 한다니
그 동안 더 클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허락도 없이 남의 땅에
마음 놓고 자라고 꽃을 피운 야생화도 사진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머지 않아 수명을 다할 것들인데
그 동안 농사를 짓지 못해 제 천수를 다하게 되었으니
기념 촬영이라도 해야 하겠지요.
내일은 수수들을 수확하려고 합니다.
어차피 채종 수준의 수확이지만 많은 시간을 밭에서 보초를 섰지요.
베어내기 전에 역시 기념촬영을 하는 셈입니다.
내년에는 수수를 많이 심으려고 합니다.
다행히 조류 피해가 거의 없더군요.
까치나 다른 새들이 먹거리가 풍부한지도 모르겠습니다.
..........
꼬맹이 뒷바라지도 일거리가 되었습니다.
더 추워지면 벙커 위에 스레트 지붕을 올려 줄 계획입니다.
눈 비에 대비해야 하니까요.
안식구는 볏짚으로 이엉을 엮어 멋지게 집을 꾸며 주자고 합니다.
아랫 마을 논 농사하시는 분에게
그렇쟎아도 볏짚을 부탁해놓았습니다.
이엉 엮는 것도 물론 배우기로 했지요.
어차피 땅에 묻을 김치독에 이엉을 씌워야 하니까요.
이래저래 손재주 없는 내게 숙제 만 쌓이니
전원 생활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오늘도 역시 꼬맹이들 집에 넣어 주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마감했는데
조금 일찍 넣었다고 <또두>녀석이 앙알거리며 불평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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