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를 캐다 보면 재미있는 모양이 나올 때가 있다.
거북이나 오리 또는 새 모양과 흡사한 것이 나와 힘든 작업중에도 미소를 짓게 한다.
그 중 두 개를 골라 오랫만에 전원일기를 쓰면서 모델로 등장시키기로 했다.
지난 월요일(10/7)에 친구들과 함께 세 이랑의 고구마를 캤고 나머지 세 이랑은 혼자서 이틀이나 꼬박 걸려
수확을 했다. 원래 밤 고구마는 정식후 90일, 호박고구마는 120일 정도 지나면 수확을 하라고 한다.
그러나 지난 9월 말에 시험삼아 캐본 고구마는 밑이 너무 들지 않아 기간을 늘려 잡았던 것이다.
아무래도 가리 성분의 거름이 부족한 모양이었다.
특히 지난 월요일에 캔 이랑은 밑이 너무 빈약하여 친구들이 흥을 잃었기 때문에 나중에 캐는 세 이랑도 별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씨알도 굵을 뿐 아니라 고루게 달려 있어 상품성
기준으로도 아주 양호했다.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두 곳의 차이는 멀칭과 혼작이었다.
즉 먼저 수확량이 적었던 이랑은 무공 비닐에 두줄 심기를 했다.
그러나 나중의 수확량이 좋았던 이랑은 참깨 비닐에 가운데 한줄 심기로 참깨와 함께 혼작을 했다.
거름이나 재식간격은 마찬가지였지만 유공 비닐과 무공 비닐의 차이는 컸던 것이다.
고구마는 특히 양 경사면에 통풍구가 있어야 한다는 재배요령이 실감이 난다.
특히 고구마는 참깨와 혼작이 가능하다.
고구마가 자외선을 꺼린다는 점에 주목한 방법이다.
즉 참깨가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효과를 보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혼작해보니 고구마 순 때문에 참깨 발아와 성장이 초기에 지장을 받았다.
다음에는 참깨를 먼저 파종하여 충분히 자란 후에 고구마를 심는 것이 좋을 듯하다.
특히 기비로 가리 비료를 충분히 투입하여 씨알이 고루 크도록 하는 것이 다수확에 도움을 줄 것이다.
여하튼 처음 캔 이랑의 빈약한 수확량에서 실망했지만 다음 세 이랑의 풍성한 수확량에 기분전환이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내년에는 마늘 밭 후작으로 배추를 심었던 곳에 고구마를 심기로 했다.
마늘밭에 넣었던 은행나무잎이 굼벵이 등의 피해를 줄일런지 실험을 해보려는 것이다.
또한 마늘 밭에 뿌렸던 황산가리 비료 성분이 잔류하고 있다면 그 덕을 보려는 의도도 있다.
그래도 가리 성분의 추가 투입은 해보려고 한다.
가격이 싼 염화가리에 고토석회를 혼함하여 퇴비와 함께 밭에 넣어 보자.
염화가리가 토양의 산성화를 촉진하므로 석회로 중화시키려는 것이다.
벌써 내년의 결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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