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마늘 밭의 새싹들이여 고개를 들라!

예농 2013. 3. 9. 11:25

 

 

마늘 밭에 나가보니 비닐 안에서 새싹들이 삐죽히 머리를 들고 서있다.

지난 겨울 내내 은행잎을 이불 삼아 강추위를 이겨낸 마늘들이 봄 기운을 받아 싹을 틔운 것이다.

안식구는 드디어 일거리를 만난 양 마늘 밭에 앉아 비닐을 째주는 작업에 들어갔다.

비닐에 눌려 힘겹게 고개를 들고 있던 마늘들이 째진 비닐 사이로 꼿꼿하게 머리를 쳐들고 나왔다.

 

경기 북부는 강추위로 중부 이남과 달리 한지형 종자를 써야 한다.

마늘은 겨우내 땅 속에서 뿌리 부터 뻗고 지내다가 해동하면 싹이 튼다.

검정 비닐 대신 하얀 투명비닐을 덮는 것은 일찍부터 지온 상승을 기하기 위해서다.

 

나는 제초제나 해충방제를 위한 농약 대신 마늘을 파종 할 때 은행잎을 깔아준다.

겨울 추위를 이겨내는 방한 효과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은행잎은 자기의 역활을 다 한 후에는 땅으로 돌아가 유기질 비료가 된다.

은행잎은 책갈피 뿐 아니라 농사용으로도 아주 쓰임새가 크다.

유기농가에서는 은행잎을 즢을 내어 살충제로 이용하지만 만드는 과정이 번거롭고 쉽지 않다.

나는 아예 은행잎 자체를 밭에 깔고 나서 비닐로 덮어 해충 기피제로 쓴다.

투명 비닐은 잡초가 두통거리므로 두툼하게 덮으면 잡초를 막기도 한다.

 

문제는 마늘 싹을 내놓기 위해 비닐을 째 주어야  하는데 바람에 은행잎이 날라 흩어지기 쉽다.

이 때 고추 지줏대를 마늘 밭 중간에 얹어 놓으면 바람에 비닐이 날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고추 지줏대야 5월 하순이나 필요하니 그 동안 마늘 밭에 사용하면 충분하다.

따라서 마늘을 파종할 때 가급적이면 줄과 열간 거리를 잘 지켜주는 것이 요령이다.

 

이제 3월 중순이면 1차 추비를 해야 한다.

대개는 요소비료에 황산 가리를 혼합하여 액비로 살포한다.

나는 요소비료 대신 오줌을 삭혀 황산가리와 섞어 쓴다.

비닐이 있으면 4~5회 2주 간격으로 뿌려주지만 비닐이 없으면 3,4월에 1회씩 추비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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