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어김없이 찾아 오는 고추 탄저병

예농 2012. 8. 4. 10:04

 

 

매년 탄저병과의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이 고추 농사이다.

올 해도 어김없이 탄저병이 찾아왔다.

오랜 가뭄으로 곰팡이들이 기를 펴지 못하다가 지난 태풍과 함께 내린 비에 기운을 차린 모양이었다.

 

아직은 몇 그루에서 간간히 몇 개의 부상병들을 발견하는 단계지만 만약 비라도 내린다면

순식간에 고추밭을 휩쓸 수 있는 위력을 가진 것이 탄저병이다.

으례 계절적으로 7월 하순부터 탄저균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대개는 8월 초 순부터 피해 범위가 컸다.

 

그래서 첫째는 고추 정식 시기를 앞당겨 수확도 한 번이라도 일찍 하는 것이 유리했다.

작년보다 7일 정도 수확 시기를 앞당길 수 있어 그 만큼 탄저병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둘째는 통풍이나 두둑의 높이 부직포로 고랑을 덮는 등의 환경 조성에 만전을 기했다.

그러나 탄저병이 발견된 곳을 보니 환경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셋째로 천연 농약을 주기적으로 살포하는 것이 그래도 탄저병의 확산을 억지하는데 유효했다.

7월 말 까지는 과산화수소로 잿빛곰팡이의 수정방해를 막았다.

그러나 탄저균은 과산화수소로는 잡히지 않았다.

락스가 그나마 탄저균의 확산을 방어하는데 효과가 있는 듯싶었다.

 

탄저균이 발견된 고추묘에서 이미 전염된 고추를 떼어 내고 락스를 500배 희석하여 살포했다.

그리고 2~3일간 관찰해보니 주변에 탄저균이 확산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3~4일 간격으로 락스를 살포하니 탄저병의 병발이 지연되는 느낌을 받았다.

작년 까지는 한번 발생한 곳에서 탄저병이 계속 확산되는 것을 멀건히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 8월 말까지 이런 추세로 탄저병을 늦출 수 있다면 수확량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올 태풍과 비가 언제 들이닥칠 것인지에 달렸다.

 

실험적으로 설치한 간이 비가림 시설은 다행히 비바람에도 훼손되지 않고 잘 버텨주었다.

그러나 완전 비가림이 되지 않으니 일 부분에서 탄저병이 발병했다.

다행히 오염된 부분만 제거하니 더 이상의 확산은 없었다.

 

이렇듯 다양한 방어 수단을 동원해도 여전히 탄저병은 끈질기게 고추밭에 눌러 살고 있다.

그래서 연작 피해의 또 다른 피해가 바로 탄저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고추는 5년 이내에 같은 밭에 심으면 기지 현상 뿐 아니라

바로 탄저의 공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아직 고추를 심은 적이 없는 윗 밭으로 새로운 도피를 꿈꾼다.

금년에도 남은 기간 락스가 탄저 곰팡이를 선방하기 만을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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