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농사 카페의 나눔과 원 포인트 레슨
온라인 상에서 농사 카페 회원이 되면 크게 두 가지 잇점이 있다.
첫째는 농사 경험을 공유할 수 있고
둘째는 필요한 종자와 농작물을 무상으로 나눔을 받거나 직거래 장터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초보 농사꾼들에게 선험자들이 친절하게 알려주는 원 포인트 레슨은 아주 귀중한 노하우다.
1) 내가 처음 감자를 심으면서 배운 피복 비닐의 선택도 농사 카페 덕분이었다.
감자는 이른 봄에 파종을 하기 때문에 지온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추운 지방에서는 검정 비닐이 아니라 가운데 부분이 투명한 배색 비닐을 쓴다고
어느 선배 농군이 가르쳐 주었다.
특히 경기 북부는 다른 지역보다 해토 시기가 늦어
이른 봄에 지온을 높히려면 비닐 피복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2) 고추를 딸 때 시장 판매를 하지 않거나 믿고 거래하는 관계라면
누드 고추를 따라고 일러 준 것도 카페다.
고추 꼬투리를 줄기에서 떼내려면 꽤 힘이 들 뿐 아니라 시간도 더 걸린다.
그러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고추 가지를 부러뜨리기 십상이다.
멋도 모르고 고추를 따겠다고 달라드는 아마추어들이 자주 하는 실수다.
그러나 꼭지와 고추를 분리하면 쉽게 따진다.
그것을 누드 고추라고 했다.
꼬투리는 태양초를 구분하는 확실한 증거라서 시장에서는 꼬투리를 뗀 채 내놓을 수가 없다.
그러나 자가 소비용이거나 태양초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누드 고추가 딸 때나 건조할 때 유리하다.
어차피 건고추를 사서 분말을 내려면 꼬투리를 따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누드 고추는 이중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니 훨씬 편리한 셈이다.
농약을 치는 관행농에서도 누드 고추는 농약 잔류 가능성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다.
농약은 대개 고추 꼬투리 주변에 남아 있어 세척과정에서도 농약 성분이 잔류할 확율이 높다.
따라서 누드 고추로 세척을 하면 훨씬 농약의 위험성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3) 땅콩을 파종할 때 굳이 껍질을 까지 않고 통째로 심어도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동네 사람들이 내가 통째로 파종하는 것을 보고 잘못한다고 지적을 한 적이 있다.
카페에서 배운 덕분에 걱정없다고 되레 가르쳐 주었다.
발아하는데 시간만 조금 더 걸릴 뿐이다.
대신 땅콩을 까는 작업이 생략되고 조류 피해도 줄일 수 있다.
4) 비닐 피복시 흙을 한 삽씩 비닐 위에 뿌리면서 작업을 하면 바람이 부는 날이라도
비닐이 바람에 날리지 않고 작업을 할 수 있다.
농삿꾼들은 대개 아는 방법이지만 초보들은 알 수가 없다.
나 역시 초보 농군 시절에 혼자 비닐을 피복하려면 바람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다.
5) 참깨 육묘를 해서 이식을 할 때 물을 먼저 구멍에 넣고 정식을 하는 것이 정식 후에 물을 주는 것보다 묘종의 생존율을 높힌다는 간단한 정보가 실제 시행착오를 크게 줄인다.
6) 매실을 농사용 목적으로 효소를 담아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 낸 일도
거창에 귀농한 어느 카페 회원의 독창적 개발 노력의 결과이다.
7) 들깨를 타작하는 시기도 아침이 오후보다 편리하다.
약간의 습기로 잎이나 검불이 날리지 않고 알곡만 털리기 때문이다.
8) 배추 통을 키우는 노하우도 있다.
배춧잎을 가끔 벌려주는 것이 바로 통을 키우는 비법이라고 한다.
벌레를 잡다 보면 차례로 잎을 벌려 작업을 하게 된다.
어쩌면 그런 과정을 거쳐 비교군의 결과를 주목한데서 발견된 노하우가 아닐까 싶다.
9) 그 밖에 들깨 정식할 때 두 모종의 키를 머리에서 맞추고 비스듬이 땅에 심는 것,
10) 고구마 모종 심는 소기구를 자작하는 방법 등 자신들의 경험으로 검증된 정보들이 소개된다.
이런 정보들이 카페에서 배울 수 있는 노하우다.
카페 장터는 직거래인지라 시장보다 대체로 저렴하다.
특히 희귀한 약초 종근이나 새로운 품종을 살 수 있는 기회도 된다.
또 회원들 간에 무상으로 나눔하는 것도 적지 않다.
나의 경우 산마늘, 야콘, 초석잠은 카페에서 직거래로 구입한 것이고
수세미, 여주, 조롱박, 삼백초, 어성초, 해바라기,메리골드 등은 무상으로 나눔 받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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