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초 탄저병에 만신창이가 된 고추를 사진으로 남겼다.
불과 며칠 차이로 탄저병은 급속도로 번진다.
올해는 비가 자주 오니 진즉에 탄저병들이 창궐하여 고추밭을 휩쓸고 있다.
우리 동네도 예외가 아니다.
명색이 고추 농사를 지으면서 시장에서 고추를 사야할 지경이라면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다.
작년에는 탄저병에 걸렸어도 상처가 작은 것들은 가위질을 해가며 겨우 우리 쓸 것은 해결했다.
그래서 금년에는 작년보다 200여 주를 더 심었다.
그리고 여러 조건의 실험을 하고 있다.
아무리 간이라지만 비가림을 해도 강한 바람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러니 예방 약재에 의지하여 탄저병과 숨박꼭질을 하게 된다.
일반 농약이 아닌지라 효과가 어떤지 확신도 없다.
그저 듣고 배운대로 이론에 맞으면 실험 대상이다.
어떤 천연 약재도 3일을 버티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니 3일 마다 틈만 나면 엽면살포에 나섰다.
그럼에도 여전히 탄저병은 곳곳에서 흔적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발생 빈도나 확산 범위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자연히 자주 밭에 가서 문제의 고추는 보이는 대로 딴다.
그리고 탄저가 쫒아 올 듯싶으면 부리나케 천연 약재를 살포하고 있다.
이제 두번 째 물을 땄다.
5~7 일 간격으로 따고 있는데 앞으로는 5일 이내에 자주 따줘야 할 듯싶기도 하다.
탄저병은 9월 초까지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그리고 탄저를 이기고 찬바람이 불면 새로운 고춧잎들이 재생의 날개를 펼 것이다.
작년에도 홍고추는 탄저에 많이 희생이 되었지만 그 후 청고추는 만발했었다.
앞으로 한달이 채 남지 않은 기간에 탄저병과의 숨박꼭질은 쉬지 않고 계속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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