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다양한 풀잡기 전략

예농 2009. 3. 29. 18:53

 

 농촌은 언제나 풀과의 전쟁이다.

제초제를 뿌리면 간단하련만 다른 방법으로 풀을 잡으려니 그리 간단치가 않다.

그래서 무엇이든 땅을 덮어야 하는데 모양도 생각하고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나는 우선 우리 땅에 있는 것들을 이리저리 옮겨 놓는 것으로 풀을 잡기로 하였다.

 

 배수로 양 옆은 돌로 축대를 쌓듯이 담을 올리며 그 사이에 폐비닐을 잘 펴서 깔고

다시 잔 돌로 마무리를 하였다.

돌틈으로 잡초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돌만 쌓고 그것도 비스듬히 쌓았더니 풀을 이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비닐도 넣고 돌도 직각으로 쌓게 된 것이다.

작은 일 하나에도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돌만 쌓을 것이 아니라 예술적 요소를 가미하여

돌 위에 통나무도 얹어 단조로움을 피하는 모양을 내었다.

 

돌담 옆에 있는 통행로에는 부직포를 깔았다.

통행로 역시 잡초 밭이나 다름없어 밭에 접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 쪽이라도 돌을 깔으니 부직포를 잡아 주어

바람에 날리는 것도 막고 부직포 고정핀도 아낄 수 있었다.

 

 두둑 사이의 고랑 역시 잡초 천지가 된다.

이번에는 세가지 방법을 동원해보았다.

두둑 사이에 있는 고랑에는 연탄재를 촘촘히 부숴 깔고

경사가 가파른 고랑(사진 왼쪽)에는 콩깍지 부산물을 두툼하게 깔았다.

콩깍지는 거친 유기물이라 경사지에도 잘 붙어있고

배수에도 큰 지장을 주지 않을 듯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수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한 고랑은 부직포를 깔았다.(사진 오른 쪽)

 

또한 부직포 옆에 있는 나무 밑의 평지는 가능한 한 볏짚 이엉을 엮어 깔아 주었다.

이엉의 머리가 무거우니 부직포를 눌러 주는 효과로 고정시키는데 도움이 컸다.

 

내년에는 고랑에 깔아 놓은 연탄재와 콩깍지가 두둑의 흙과 섞여 토양 개량에도 이용될 것이다.

 

 

마늘 밭에는 볏짚을 잘라 멀칭을 하였다.

3월 초 너무 일찍 투명 비닐을 벗겨냈나 싶어 걱정을 했는데 두툼하게 덮어준 볏짚 덕분에

얼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이 역시 잡초를 막아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잔듸 밭과 초지를 갈라놓은 곳에는 돌담을 쌓았다.

이곳 역시 잡초가 장난이 아니었다.

잔듸 밭을 침범하는 잡초를 막으려니 두터운 돌담을 쌓게 되고

모양을 내려니 용마름을 얹힌 것이다.

참으로 볏짚의 쓰임새가 많다.

 

 작년 여름에 풀을 이기지 못해 보온덮개를 사다 아취 밑의 길에 깐 모습이다.

두터운 보온덮개를 깔아놓으니 잡초도 더 이상 어쩌지 못한다.

 

 보온 덮개를 깔기 전 작은 분쇄석을 깔아 보았던 곳이다.

아무래도 틈을 비집고 나오는 잡초는 막지 못했다.

그래서 퇴비푸대를 쌓되 길고 넓게 깔아 가급적 잡초의 발생면적을 줄여 본 것이다.

 

작년 겨울부터 지금까지 볏짚과 돌을 이용하여 풀을 잡아 보겠다고

곳곳에 작품(?)을 만드는 것이 나의 일상이 되었다.

어쩌면 돌도 없는 것보다 나았는지도 모른다.

덕분에 할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버리면 쓰레기지만 잘 활용하면 가치있는 자원이 아니겠는가?

있는 자원을 멋드러지게 조합하면 이 역시 예술 농법이리라!

'전원생활 > 전원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랫만에 보는 주변의 꽃들  (0) 2009.04.17
누구를 위하여 호박을 심는가?  (0) 2009.04.04
맨땅에 헤딩하기  (0) 2009.03.22
퇴비 구입에 얽힌 에피소드  (0) 2009.03.05
냉이  (0) 2009.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