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하루에 한 건은 하고 넘어가야

예농 2007. 8. 6. 20:51

 

 

황토방에 불을 때는 부엌입니다.

가마솥을 걸어 놓았지요.

 

그런데 큰 비만 오면

부엌이 흥건하게 물이 차오릅니다.

산 밑에 있는 집의 경우,

부엌의 높이가 평지보다 낮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랍니다.

 

건축업자가 구식 집 짓는 데는

경험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몇 차례 방수 공사나

나름대로의 공법을 동원했지만 실패했지요.

보다 못해 그만 두라고 했습니다.

아마 자존심은 상했어도

시원했을 것입니다.

제가 1년에 몇 차례 물 푸는 수고를

운동삼아 하겠다고 했습니다.

 

역시 큰 비가 오니

어김없이 부엌이 수영장으로 변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 오른팔이 요즘 고장이 났기에

차일피일 물푸는 일을 미루고 있던 차에

부엌 문을 여니 웬 모기 떼가 난리 굿이 난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픈 팔로

선뜻 작업을 하겠다고 나서기도 꺼려집니다.

 

내친 김에 정형외과에

치료부터 받기로 했습니다.

관절에 염증이 생겼더군요.

 

물리치료 받고 돌아오자

안식구는 푹 쉬라고 성화입니다.

그러나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하루에 한 건이라도 일을 해야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 것같으니

이건 또 무슨 병인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왼손으로 불편하기는 하지만

부엌의 물을 다 퍼내고 나서야

저녁 밥상을 대했습니다.

 

결국 오늘도 한 건은 한 셈입니다.

(안식구는 병원 간 것도 한 건으로 치라지만...)

덕분에 소화가 잘 되었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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