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방에 불을 때는 부엌입니다.
가마솥을 걸어 놓았지요.
그런데 큰 비만 오면
부엌이 흥건하게 물이 차오릅니다.
산 밑에 있는 집의 경우,
부엌의 높이가 평지보다 낮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랍니다.
건축업자가 구식 집 짓는 데는
경험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몇 차례 방수 공사나
나름대로의 공법을 동원했지만 실패했지요.
보다 못해 그만 두라고 했습니다.
아마 자존심은 상했어도
시원했을 것입니다.
제가 1년에 몇 차례 물 푸는 수고를
운동삼아 하겠다고 했습니다.
역시 큰 비가 오니
어김없이 부엌이 수영장으로 변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 오른팔이 요즘 고장이 났기에
차일피일 물푸는 일을 미루고 있던 차에
부엌 문을 여니 웬 모기 떼가 난리 굿이 난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픈 팔로
선뜻 작업을 하겠다고 나서기도 꺼려집니다.
내친 김에 정형외과에
치료부터 받기로 했습니다.
관절에 염증이 생겼더군요.
물리치료 받고 돌아오자
안식구는 푹 쉬라고 성화입니다.
그러나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하루에 한 건이라도 일을 해야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 것같으니
이건 또 무슨 병인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왼손으로 불편하기는 하지만
부엌의 물을 다 퍼내고 나서야
저녁 밥상을 대했습니다.
결국 오늘도 한 건은 한 셈입니다.
(안식구는 병원 간 것도 한 건으로 치라지만...)
덕분에 소화가 잘 되었지 싶네요.
'전원생활 > 전원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통한 토란 잎 (0) | 2007.08.29 |
---|---|
강아지 출가하는 날 (0) | 2007.08.14 |
전원 생활 만 1년을 보내며 (0) | 2007.08.04 |
드디어 멧돼지 떼의 습격을 받다. (0) | 2007.07.25 |
잡초에 대한 전략 수정 (0) | 2007.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