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기르기
종자용으로는 서리가 내릴 때에 깐 것이 가장 좋다. 생김새가 자그마하고 털이 조밀하며 다리가 가늘고 짧은 놈이 알을 잘
품고 병아리를 잘 기른다. 널찍한 정원을 마련하여 사방에 한 길 높이의 담장을 치고 위는 가시로 막고 정원 중간에 에 담을 쳐서 좌원과 우원으로
나눈다.
그리고 원내에 사방 1장 5척 가량의 닭집 하나씩을 만들되, 그 밑에 둥우리를 매달아 닭이 자고 알을 품도록 한다.
2월경에는 먼저 좌원 안의 땅을 잘 갈고 차조로 죽을 쑤어 뿌린 뒤 풀로 덮어두면 2일 만에 구더기가 생긴다. 여기에 암탉 20마리와 수탉
5마리를 방목한다. 좌원의 것을 다 파먹고 나면 다시 우원으로 몰아넣는데 여기에도 차조로 죽을 끓여 위와 같이 한다면 닭이 저절로 살이 찐다.
닭장 주위에 수수를 심어 그늘을 만들어 주고 가을이 되어 수수가 익으면 그것을 수확하여 닭에게 먹이면 닭이 쉽게 자라고 잘 살찐다.
기름을 밀가루에 반죽하여 손가락 마디만한 덩어리로 만들어 날마다 10여개씩 먹이거나 경반(토복령)을 토유황과 섞어 곱게
갈아서 매번 반 전 쯤을 밥에 골고루 섞어서 먹이면 수일만에 살이 찐다. 밀로 밥을 지어 먹이면 살이 쉽게 찐다. 암탉이 알을 낳았을 때는 으레
영양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이때 삼씨를 먹이면 알은 품으려 하지 않고 알만 계속 낳는다. 병아리를 깐 지 10여 일까지는 둥우리에서 나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둥우리를 나오면 까마귀나 올빼미가 채갈 위험이 있다. 병아리를 처음 깼을 때 마른 모이를 먹여야지, 젖은 모이를 먹이면
배꼽에서 농이 생겨서 죽게 된다.
만약 버드나무를 태우면 새끼는 죽게 되고 큰 놈은 눈이 먼다. 닭을 집에 처음 가져왔을 때 곧장 깨끗한 물로 다리를 씻으면
집에서 먼 곳으로 달아나지 않는다. 닭의 모든 병에 참기름을 먹이면 즉시 낫는다. 닭이 지네의 독에 맞았을 때는 수유를 갈아서 먹인다. 만약
전염병이 돌아 한 마리가 감염되면 모두가 다 죽게되므로 병든 닭을 즉시 잡아 쪽을 주둥이에 물려 거꾸로 달아매거나 혹은 각(閣)위에 올리면
전염병을 면할 수 있다.
산림경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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