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수확의 계절은 역시 바쁘다.

예농 2012. 9. 3. 19:47

 

 

고추는 이미 다섯물을 수확하여

지난 토요일에 이어 오늘도 방앗간에 세번 째 고춧가루 분말을 냈다.

 

파란 비닐 푸대 하나가 건고추로 약 4kg 남짓했다.

네 푸대의 무게는 약 16 kg인데 고춧가루는 13.5 kg에 불과했다.

안식구는 차제에 고추 씨도 필요하다고 따로 주문을 했다.

당연히 고추 씨 무게는 약 3 kg 였는데 3 천원을 별도로 달란다.

내 고추에서 나온 씨도 공짜가 아니었다.

이미 고춧 가루 kg 당 비용이 1천원이므로 총 16,000원의 비용이 든 셈이다.

 

오늘은 14 kg의 고춧가루를 냈으니 지금까지 누적된 고춧가루는 40 kg 가 되었다.

근 수로는 66근이 조금 넘는다.

아직 말리고 있는 분량은 약 12 kg 정도이니 총 80 근은 넘어섰다.

안식구는 누구까지 선물을 할 것인지 계산하느라 머리가 복잡해졌다.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고춧가루를 낼 때는 허망한 생각이 든다.

만약 사다 빻는다면 고추꼬다리와 씨를 제거하고 난 후의 고춧가루가 얼마나 남을까 싶기 때문이다.

거의 반 타작을 하는 셈이니 필요한 고춧가루의 2 배는 건고추를 사야 하는 것이다.

 

또 어제 큰 아들 가족이 온 김에 아직 나무에 남아 있는 복숭아들을 모두 땄다.

손주들은 아주 신이 나서 바구니에 담으면서 재잘거렸다.

그 동안 말벌들이 단맛에 끌려 복숭아들을 파먹는 것이 아까웠는데

그나마 성한 것들을 손주들에게 줄 수 있어서 마음이 놓였다.

큰 아들과는 수수 수확을 하고

안식구와 큰 며느리는 아삭이 고추와 가지, 오이와 깻잎들을 따느라 여념이 없었다.

한 보따리 차 트렁크에 가득 싣고 아들 가족이 떠나니 뿌듯한 포만감을 느낀다.

 

오늘은 아침부터 참깨를 털었다.

베어 세웠던 깻대가 말라 건들기만 해도 깨가 쏟아졌다.

다수확 품종을 소량 얻어 심었던 참깨라 애착이 더 갔다.

동네 이웃 농가 두 곳에서 참깨 종자를 조금 얻겠다고

미리 당부를 했던지라 안식구는 종자부터 챙겼다.

 

그리고 나서 어제 수확한 수수를 잘라 묶어 하우스 골조에 매달아 말리고 있다.

 

오후에는 드디어 예초기를 메고 뒷밭으로 올라갔다.

잡초로 우거진 길을 예초기로 깎으면서 접근로를 확보해 나갔다.

뒷밭에 세워둔 흑임자 깻대가 다행히 넘어지지 않고 가지런히 말라가고 있었다.

며칠 후면 흑임자도 털어야 한다.

 

정말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간다.

 

 

'전원생활 > 전원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초 멀칭으로 두둑을 덮는다.  (0) 2012.09.21
태풍에 넘어진 나무의 월담  (0) 2012.09.20
비 온 뒤 끝의 고추 밭 관리  (0) 2012.08.22
김장 배추 터널 농법  (0) 2012.08.17
오랫 만에 오는 단비  (0) 2012.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