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은퇴자/전원농가의 뱁새농법

74. 잡석으로 만드는 조경물

예농 2012. 7. 3. 20:56

2) 잡석으로 만드는 조경물

 

 

밭에서 나온 돌은 농한기를 기다려 여러 형태의 조경물로 만들어진다.

잔디밭의 잔디가 이웃 닭장으로 까지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돌담을 쌓았다.

시골 냄새가 나는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뜻도 있다.

예전 시골에서는 시멘트없이 돌담을 쌓았다.

직접 같은 방법으로 쌓으려니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크고 작은 돌들을 조화롭게 쌓지 않으면 쉽게 무너진다.

용마름을 위에 얹으니 그럴듯 하다.

고풍도 나고 사람들이 돌담을 건드려 훼손하는 것도 예방한다.

 

산에 붙은 밭은 유난히 돌이 많았다.

밭 주변에는 캐낼 수 없는 바위가 있어 농지로 사용하기가 어려운 곳도 있다.

마침 밭 귀퉁이에 넓은 바위가 버티고 있어 밭의 모양만 흉물스럽게 하니 아예 그 곳을 쉼터로 꾸몄다.

돌상을 2단으로 쌓고 의자 둘을 옆에 놓으니 우리 부부가 휴식하기에 알맞은 공간이 만들어졌다.

밭 입구는 돌탑으로 기둥을 세웠다.

밭 전체가 아늑한 정원처럼 변한 것이다.

이 밭에 배추나 무, 고추 등을 재배하면서 입구 돌탑 기둥에 <김치 정원>이란 팻말이라도 붙이면

그럴듯하게 보일 것이라는 상상을 해본다.

돌로 여러가지 조형물을 만들 때 가장 유의할 점은 쐐기돌을 잘 넣어야 한다.

큰 돌은 밖으로 두르고 한층 쌓을 때마다 밖의 큰 돌들이 움직이지 않도록

쐐기돌을 사이사이에 고정시켜야 한다.

안의 공간은 작은 돌들로 채워나간다.

겨울을 지나면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일부 균형을 잃은 부분의 돌탑이 무너지기 쉽다.

매년 무너진 돌탑을 보수하느라 새로 쌓는 탑 못지않게 농한기를 바쁘게 만든다.

잡석들은 뿌리 작물을 거둘 때마다 나오기 때문에 매년 그 양이 줄기는 해도

새로 만들 탑의 재료는 여전히 공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