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금년에도 혼자서 비닐 멀칭을 했다.

예농 2012. 3. 19. 20:19

 

 

3년 전까지도 사진에서 처럼

비닐 멀칭을 한 것들이 잘 벗겨져서 중간 중간에 돌을 놓았다.

부직포를 쓰지 않았던 때여서 고랑에는 볏짚을 덮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비닐 멀칭이 벗겨지지도 않고 볏짚을 고랑에 깔지도 않는다.

부직포를 고랑에 깔면서 비닐 멀칭도 한결 수월해진 덕분이다.

 

예전에는 또 혼자 비닐 멀칭을 못해서

애꿎은 안식구를 불러 두둑 양편에서 작업을 했다.

동네 농부들이 두둑 양쪽에서 삽을 들고 허리를 구부린 채

재빨리 삽질을 하며 비닐 양측에 흙을 덮는광경을 흉내내기 위해서다.

 

그 때는 흙에 돌이 많아 삽이 잘 들어가지도 않았다.

그러니 비닐 멀칭을 하는 날이면 우리 부부는 곤죽이되고 신경질이 났었다.

그런데 기껏 작업한 비닐이 다음날 아침이면 바람에 날라 다니기도 했다.

당시 겪은 고생도 이제는 지난 추억꺼리가 되었다.

 

어제 부터 본격적으로 아피오스와 감자,

그리고 초석잠 밭에 비닐 멀칭 작업을 시작했다.

두둑을 건너 뛰어 가면서 혼자 비닐 멀칭을 하자니

웅크리고 앉아서 하는 것보다 운동도 된다.

 

처음에는 평평하고 묵직한 돌을 하나 골라 비닐 끝 중간에 고정을 시킨다.

그리고 비닐말이를 2m 정도 두둑을 따라 살살 풀어 내려간다.

두둑 양편에 알맞게 덮이는지를 측정하기 위해서다.

비뚤어지지 않게 고정시킨 다음 처음 돌로 눌러 놓은 곳 부터 흙을 퍼 덮는다.

두둑의 양 변 귀를 먼저 덮어야 비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두둑 양변을 오가며

약 1m 간격으로 비닐 안에 있는 두둑의 흙을 한 삽씩 퍼내어

바로 퍼낸 자리의 비닐 위에 흙을 덮고 발로 꼭꼭 눌러 준다.

이 때 큰 삽보다는 작은 삽이 다루기가 좋다.

 

특히 바람이 부는 날에는 흙을 한 삽씩 떠서

가끔 비닐 위에 뿌려주면 비닐이 날리지 않는다.

몇 번 두둑을 오가며 흙을 덮으면 한 이랑이 끝난다.

마지막 비닐 마무리는 가급적 촘촘히 흙을 두둑에 덮는다.

두둑의 끝부분은 바람을 타기 쉽고 흙을 촘촘히 덮으면 바람에 잘 견디기 때문이다.

 

비닐 멀칭이 끝나면 이어서 고랑에 부직포를 깐다.

부직포를 깔고 핀으로 두둑의 양측을 고정시키면 비닐에 바람이 들어가지 않는다.

 

문제는 흙에 돌이 많으면 삽질도 힘들지만 고정핀이 잘 들어가지 못한다.

매년 밭에서 돌을 꺼냈더니 이제는 그 문제도 해결되었다.

돌밭을 옥토로 만들기 까지 세월이 많이 흘렀다.

덕분에 혼자서도 멀칭하는데 그리 어려운 줄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