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된서리에 앞당긴 수확일정

예농 2011. 10. 18. 19:38

 

 

아침에 일어나니 주변에 하얗게 서리가 내렸다.

예년보다 빨리 된 서리가 찾아 온 셈이다.

 

고춧잎들이 축 늘어졌고 야콘잎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야콘 잎은 미리 쓸만큼은 따 놓았으니 다행이었다.

 

원래 오늘은 방문하는 친구들 부부팀과 토란을 캐고 오가피 열매나 딸 예정이었다.

그런데 야콘 잎이 냉해를 받는 것을 보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친구들 일행이 도착하자 오늘 일정에 대해 다시 상의를 했다.

아무래도 조금 무리가 될 망정 야콘까지 캐는 것이 좋을 듯싶었던 것이다.

모두가 동의하고 오가피 열매는 다음 주로 미뤘다.

 

토란은 당초 월동하면서 묻었던 종근이 양호하지를 못해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의외로 밑이 틈실하게 들었다.

 

야콘도 뇌두 보관에 역시 실패하여 개량종 <백야>를 새로 사다 심었다.

개량종은 갈라지는 현상이 훨씬 적다고 해서 그 결과가 궁금하였다.

캐면서 유심히 살펴보니 역시 확실히 달랐다.

갈라지지도 않았고 씨알도 나아 보였다.

 

맛은 오히려 재래종이 낫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숙성 기간이 지나면 당도가 올라 맛 차이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뇌두는 개량종을 보관하여 종근으로 쓰기로 했다.

친구들 부인들은 하우스 안에 있는

아삭이 고추까지 잎을 정리하여 보따리가 커졌다.

심지어 아직도 매달린 토마토나

노지 청고추 중에 쓸만한 것들도 모두 마무리 청소를 했다.

 

그러고 보니 차 트렁크가 넘쳐난다.

다음 주를 기약하고 즐겁게 돌아가는 친구들 일행을 보내며 우리도 뿌듯하다.

 

빨리 온 된서리 덕분에 두 가지 숙제가 삽시간에 끝났다.

서리 때문에 걱정해야 할 일이 끝나니 머리가 가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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