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큰 아들네 식구들과 처형네 조카 남매 가족들이 한꺼번에 들이 닥쳤다.
조카들 가족은 아예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겠다고
뒷마당에 자리를 깔고 불판에 고기를 굽는다.
처형네 손주들과 큰 아들네 쌍둥이 손주들은 한데 어울려 온 집안을 뒤집어 놓았다.
그러다가 큰 며느리가 밭을 둘러 보고 옥수수가 제법 익어 간다고 먹고 싶단다.
그렇지 않아도 오이와 호박, 토마토 등은 자기 손으로 수확하는 즐거움을 주려고
며칠 전부터 수확을 미뤘었다.
옥수수 껍질을 벗겨 보니 완숙 단계는 아니지만 수확해도 무방할 듯 싶었다.
참외는 장맛비로 여기 저기 탄저병이 붙었다.
그러나 우리 식구 먹는 데야 지장은 없다.
다만 수정 불량과 잎과 줄기가 비에 녹아 결실이 많지 않다.
어쨋든 참외와 옥수수는 첫 수확이다.
손주 녀석들은 오이와 토마토 따는 재미로 왁자지껄하다.
처형은 빨래 방망이 만한 가지를 따면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시중에서 그런 가지를 보지 못했단다.
곧고 긴 도깨비 방망이 처럼 생긴 대형 가지를 어떻게 키워 내느냐고 감탄한다.
조카들과 며느리는 아삭이 고추와 호박, 그리고 상추와 호박잎 까지 따 왔다.
첫 수확한 대학찰옥수수를 쪄서 온 식구가 맛있게 먹었다.
금년 들어 처음 맛보는 옥수수 맛이다.
비 때문에 맛이 없을 것같던 참외도 당도가 제법 높다.
시장에서 파는 참외보다 아삭거리는 육질은 오히려 한 수 위다.
때 마침 지난 번 캐 놓은 감자와 양파, 마늘도 말리는 중이었다.
차제에 집집마다 나눌 것들을 분배한다고 신이 났다.
요즘 농산물 가격이 너무 올라 시장 보기가 겁이 난다고 異口同聲이다.
특히 며느리는 마트에서 가지나 호박 하나라도 사려면 머믓거린다는 것이다.
부모님 농장에 가면 좋은 농작물을 가져 올 수 있는데
비싸게 사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농작물을 살라 치면 부모님 은혜를 새삼 느낀다고 고백한다.
돌아가는 차들의 트렁크가 가득하다.
올망졸망한 보따리 마다 수확의 기쁨이 가득차니 우리 내외도 마냥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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