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병으로 건고추 수확은 포기했지만 청고추는 지금도 열리고 있다.
화가 나서 아예 뿌리째 뽑아 버리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병든 고추들을 모조리 걷어내고 쓸데없는 가지들도 쳐낸 결과이다.
그 동안 여러 가족들이 청고추와 고춧잎을 따 가져갔지만
여전히 더 많은 꽃과 열매가 맺히고 있다.
얼마전 뉴스를 보니 미국의 빌 게이츠가 사회에 많은 기부를 했슴에도
여전히 부동의 세계 제일 갑부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에는 분명히 그런 법칙이 통한다.
영양분이 남는 한 고추는 따준 만큼 새로 열리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가지에 붙은 고춧잎은 따서 나물을 하고
적당히 커진 고추는 따 줘야 다음 고추가 빨리 자란다.
그래서 처음 방아다리 고추는 따주는 것이다.
어디 고추 뿐인가?
오이나 참외, 가지, 호박, 토마토 등도 마찬가지다.
적당한 때에 따주어야 나머지가 자라고 또 열린다.
만약 아깝다고 그냥 두면 열린 그대로 얻을 뿐이다.
우리 자식들도 형제간에 나누는 습관을 길렀다.
형이 동생을 챙기니 아내들도 동서간에 서로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제는 더 나아가 사돈간에도 작은 것들이지만 나눔을 넓혔다.
추석에 보낸 작은 농작물이나 약초가 서로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체면이 선 며느리들은 시가의 고모나 친척들에게 그 고마운 마음을 갚는다.
그런 모습을 보는 우리 부부는 흐뭇하고 대견하여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작은 나눔이 더 큰 파이가 되어 돌아 온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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