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귀농과 전원생활

전원생활 - 농법의 선택

예농 2009. 9. 13. 14:42

 

 

 전원생활을 시작하면 하다 못해 작은 텃밭이라도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기왕이면 제초제나 농약없이 무공해 농사를 짓고 싶다.

그래서 풀과 해충과의 전쟁을 치루다가 지쳐 전원생활 자체에 회의를 느끼기도 한다.

 

아마 전원생활을 시도하는 사람들 중에 농사 관련 책을 한권이라도 읽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나도 처음으로 읽은 책이 소위 태평농법을 주제로 한 책이었다.

태평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니 눈에 번쩍 띈 것이다.

그리고 큰 용기를 얻었다.

다음은 자연농법이다.

카페나 농사 관련 자료를 검색하다 보면 자연농법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이 역시 자연이 농사를 지어 주니 나는 적당히 놀아도 되는 것같다.

요즘에는 더 나아가 예술 자연농법이 소개되었다.

일본의 사과 농가에서 썩지 않는 기적의 사과를 얻었다고 선전하는 그 농법이다.

 

사실 전문 농가도 아니면서 온갖 농법을 섭렵하려니 머리만 아프다.

더구나 처음 기대했던 <냅둬 농법(?)>이 얼마나 힘든 농사인지를 체험하게 되면서

스스로 혼란을 겪게 되는 것이다.

무경운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제초제 없이 자연 상태에서 작물을 키워 보라.

풀 속에 갇힌 작물을 바라보며 얼마나 안쓰럽고 미안한 일인지 ....!

결국 풀을 뽑고 김매기를 한다.

그리고 단단한 흙 표면에 모종을 하기 힘드니 하다못해 괭이로라도 땅을 일군다.

더구나 모종하고 난 다음 날 배추나 깨가 참수를 당한 현장을 볼라치면

이 해충을 향한 불같은 복수심이 농약 사용을 부추기게 마련이다.

이 유혹을 물리치고 결주를 보충하려면 여러 번 모종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무슨 농법을 고수하려니 작물의 소출이 너무 보잘 것없고

세월을 인내하는 것도 어느 정도지 손을 놓고 <냅둬>만 주장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맨 손으로 풀이나 해충을 잡기로 들면 내 몸이 남아 나지 않을 듯싶다.

 

이 때 쯤이면 유기농이라고 다 건강에 유익한 것이 아니라는 자료도 눈에 들어 오고

친환경 농약이나 천연자재가 농약 대신 등장하는 것이다.

결국 일반 관행농보다 더 고비용과 노력을 경주해야 만 소기의 농작물을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천연자재가 더 무해하다고 검증된 것도 아니다.

때로는 맹독성 있는 천연자재가 더 께름직하다. 

 

마침내 나는 어느 하나의 농법에 의존하려는 고집을 버리기로 하였다.

태평농법은 논 농사에 유용하고 예술 자연농법은 과수에 적용하고 자연농법의 취지를 살리되

천연자재만 찾지는 않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천연자재도 마요네스나 매실효소처럼 사람이 먹어도 무해한 것들 만 골라 사용하기로 하였다.

 

즉 고추 농사에서 정식하기 전에 프리엔 침종을 하면 역병을 예방한다고 한다.

프리엔은 농약이다.

그러나 고추 어디에도 농약이 잔류할 여지가 없다.

깨나 배추 모종의 생장점을 갉아 먹는 해충도 토양 살충제 한 번이면 그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그 후 농약을 쓰지 않으니 전혀 인체에 해가 없다.

특히 초기 콩 재배와 배추의 경우는 망사터널농법(사진에서 처럼 활대에 한냉사를 씌운것)으로

고라니와 해충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리고 고랑에는 제초제나 직접 풀을 깎는 대신 부직포를 깔았다.

 

얼마 전 예술 자연농법으로 토마토를 생산하는 농가를 견학한 적이 있다.

화학 비료나 농약없이 풀속에서 작물을 기른다고 한다.

그런데 비가림 시설은 했다.

 

농법 역시 자기가 취사선택할 대상이지 무조건 흉내만 내거나

농법 자체에 갇혀 있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핵심은 화학비료는 최소한으로, 농약은 불가피할 때만 사용하되

천연자재 역시 인체에 해를 끼치는지 여부를 따져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또한 힘은 들지만 제초제 대신 풀을 깍아

퇴비나 건초를 만들어 농사에 최대한 이용할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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