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약,특용 작물

[스크랩] 근심을 잊게하는 원추리 (윤정귀/광주드림)

예농 2009. 7. 18. 22:47

근심을 잊게하는 원추리
윤정귀
기사 게재일 : 2009-06-26
 

요즘 출근시 교차로에 멈춰 신호를 기다리다 보면 자연스레 시선이 머무는 곳이 있다. 큰 도로변 경계석을 따라 줄줄이 자리 잡고 있는 원추리 군락이다. 봄철 앙증맞고 멋진 새싹이 나오고 어느 순간 꽃대가 올라오는구나 싶더니 이제는 하나 둘씩 그 꽃봉오리를 열었다. 주홍빛의 예쁜 꽃들이 환하게 웃으며 “즐거운 하루 되세요~”라고 아침 인사를 보내는 듯하다.

원추리는 우리 산하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으로 큰원추리, 골입원추리, 애기원추리, 각시원추리 등 약 10종이 자생하고 있다.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6~7월 쯤에 노란빛이나 주황빛 예쁜 꽃을 피우는데, 아침에 피어났다가 저녁에는 시들어 버리는 백합과의 다년생 화초이다.

원추리를 우리말로는‘넘나물’ 또는 ‘넓나물’이라 부른다. 정월 대보름에 국을 끓여 먹는 풍습이 있던 맛있는 나물이다.

그뿐 아니라 마음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치료하는 근심을 잊게 하는 약성을 지닌 풀로 ‘훤초’ ‘망우초’라고도 불리운다. 뿌리를 달인 물은 결핵균을 죽이고, 이뇨작용, 항염증작용, 지혈작용, 해독작용이 뛰어나 폐결핵, 빈혈, 황달, 변비, 소변불통 등에 치료약으로 쓰인다.

원추리의 뿌리에는 맥문동과 닮은 괴경이 여러 개씩 달리는 데 먹을 수가 있어서 예전에는 중요한 구황식물의 하나였다. 멧돼지도 이뿌리를 즐겨 먹는데 선조들은 허약체질을 튼튼하게 하는 자양강장 음식으로 쌀·보리 같은 곡식과 섞어서 떡을 만들어 먹었다. 여름에는 꽃을 따서 술을 담거나 김치를 담가 별미로 먹기도 했다. 밥을 지을 때 이 원추리 꽃을 넣으면 밥이 노랗게 물들고 독특한 향기가 나는 명품 밥이 된다. 요즘에는 원추리 꽃에서 향료를 추출하여 화장품이나 향수를 만들기도 한다.

여름철 노란 꽃을 보기 위해 관상용으로 심었던 야생화이지만 최근 충남 거전리 마을은 농한기에 원추리 나물로 3억이라는 소득을 올렸고 이 원추리 꽃과 이미지를 마을 테마와 접목하여 귀농의 신화를 이루기도 했다.

올여름 원추리에 눈을 돌려 보자. 시각뿐 아니라 우리 건강생활에도 이로움을 가져다주기에 가까이하면 좋은 여름꽃으로 추천 한다. 여유가 된다면 여름철 지리산 노고단에 한번 올라가 보는 것도 좋다. 초록빛 융단풀밭에 노오란 원추리 꽃 물결이 흐트러지게 피어 있다. 여기에 운해까지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이 우리의 눈과 정신을 맑게하고 행복함에 엔돌핀을 형성시켜 준다.

윤정귀 <숲해설가> cafe.daum.net/ngolife

출처 : 오두막 마을
글쓴이 : 나무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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