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이나 귀농을 하면 얼마라도 농사를 짓게 된다.
말이 쉽지 농사를 지어보지 않던 사람이 호미 하나라도 들고 나서면 여간 어설프지 않다.
누가 옆에서 가르쳐 주면 좋으련만 처음부터 홀로서기를 피할 수가 없다.
물론 사전에 준비를 한답시고 인터넷을 휘젓고 다녀보고 열심히 블로그에 자료도 모은다.
그렇지만 막상 농사를 지으려면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이 때 동네 사람들이 도와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관행 농법인지라 화학비료와 제초제, 농약을 빼고는
얻어들을 체험 사례가 빈약하다.
나는 결국 농업관련 공공기관을 활용하기로 하였다.
제일 가까이 해야 할 기관은 역시 농업기술센타이다.
매년 초에는 그 해의 영농설계교육을 무료로 한다.
작물별로 강의가 있다 보니 거의 비슷한 내용이지만
강사가 다르니 하나라도 배울 것이 있게 마련이다.
더구나 금년에는 새로 귀농한 사람들을 상대로 신규농업인 교육 프로그램도 생겼다.
초보 농사꾼에 맞는 교육이라 선진 농가를 방문해서 실제 체험을 하기도 한단다.
어디 그 뿐인가.
토양분석도 해주고 광합성 미생물 제재도 무상으로 공급해준다.
덕분에 지난 주에는 20리터 짜리 한 말을 얻어 작물들에게 관주해주었다.
미생물 액비를 사려면 이 역시 만만치 않다.
종자 역시 기술센타에서 얻은 것이 많다.
땅콩, 팥, 녹두는 기술센타에서, 서리태와 대원콩은 농업연구원에서 얻었다.
물론 아는 농약사에서 참깨와 흑임자를 구했지만 공공기관에서도 좋은 종자를 확보할 수 있다.
또 하나 찾아야 할 곳은 면의 산업계다.
농지원부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농지원부가 얼마나 다양하게 필요한지는 모르겠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우선 농업용 연료를 비과세로 조달하려면 농지원부가 농협에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농업용기계를 지자체 지원으로 구매하려면 산업계가 주무부서이다.
즉 관리기 같은 농기계를 사는데 대리점과 면의 산업계를 오가며 서류를 만든다.
다음에는 농협에 농기계 등록을 해야 하는데 이 때 농지원부가 필요한 것이다.
동네 이장도 소통이 필요하다.
농협에 퇴비 신청을 하려면 이장을 경유해야 한다.
농자금이나 기타 농정의 말단 창구가 이장인 듯싶다.
그러고 보면 농사는 결코 혼자 지을 수 없는 일인가 보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나 기관들을 상대해야 하니 말이다.
그래서 귀농하면 가까이 하여야 할 곳 부터 알아 둘 일이다.
도움을 많이 받고 덜 받는 것도 자기 할 나름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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