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동네 사람들과 어느 정도 어울려야 할까?

예농 2009. 1. 8. 20:46

 

 

 반장한테서 전화가 왔다.

주말에 노인회 총회가 있으니 참석하란다.

안식구가 받은 김에 반농담으로

아직 노인하기 싫다고 꽁무니를 뺐다.

 

지난 번에도 대동계 총회에 나오라고 하는데 가지 않았으니

어쩌면 동네에서 왕따가 될런지 모르겠다.

 

더구나 대동계 회장의 자녀 결혼이라고 청첩장이 왔길래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결혼식에 가기도 멋적어 가지 않기로 한적이 있다.

 

동네 경조사에 무조건 빠지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매번 참석하기도 여간 고역이 아니다.

 

사실 전혀 품앗이 대상이 아니면서

일방적으로 부조금만 바치고 다니자니 더욱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것이다.

 

그나마 왕래라도 있는 이웃집들이야 어쩔 수 없다.

작년에 결혼시킨 아랫 집이나 금년 4월에 혼인시킨다는 이웃집에는

이웃사는 인연으로 부조도 하고 참석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살아 오는 동안 맺었던 인연을 끊을 수 없어

시골로 이사한 이후에도 나는 끊임없이 부조나 결혼식 등에 참석하고 있다.

한달 생활비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일 것이다.

 

그런데 시골로 이사를 오니 또 다른 인연이 나를 번거롭게 하고 있다.

아마 전원생활의 가장 큰 애로는 바로 이러한 사람관계가 아닐까 싶다.

 

처음 이사를 했던 때는 노인회원들에게 토종닭도 대접을 했었다.

신참이 해야 할 인사치레려니 한 것인데

매번 참석하여 같이 시간을 보내기는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내가 노인이 되었다는 자괴감도 싫커니와

동네 노인들의 주목의 대상이 되기도 싫다.

 

다행히 아직은 동네 사람들이 나를 비난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러나 언제 못된 서울 놈이 될런지 알 수가 없다.

 

금년 여름에는 또 한번

동네 노인들 모시고 토종닭 집이라도 가야할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