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큰 사돈댁 전 가족 내방

예농 2008. 9. 3. 21:30

 

 

큰 사돈댁 온 가족이 하룻 밤을 우리집에서 자고 오늘 오후 떠났다.

 

큰 아들 내외가 쌍둥이 손주녀석들을 저희 처갓댁과 우리 집에 하나씩 맡기고

해외 여행 중인지라 쌍둥이 손주 녀석들이 며칠 만에 서로 만난 셈이다.

마침 사돈댁 작은 딸도 아들을 데리고 친정에 와 있기 때문에

제법 식구들이 늘어 보였다.

더구나 며칠 만에 꼬맹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니 여간 신나하지 않는다.

절간처럼 조용한 우리집에 모처럼 생기가 돌았다.

푸짐한 식사와 간식, 후식들을 즐기며 아이들의 재롱을 보고 있노라니

사람이 사는 재미가 이런 것이려니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경기가 신통치 않으니

사돈이 하는 사업도 마지못해 사무실을 열고 있단다.

휴가겸 우리집에 들려

손주녀석들이나 심심치 않게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한 것이다.

 

어른들이야 무슨 생각을 하든 꼬맹이들은 저희끼리 어울려 신바람이 났다.

바깥사돈은 밖에 나가

손주들에게 방아개비나 고추 잠자리를 잡아 주기도 하였다. 

참 오랫만에 보았단다.

요즘 어디 시골이라고 메뚜기 구경 쉽게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함께 수확한 아삭이 고추, 가지, 토마토, 단호박,오이,수세미 등을

아주 소중하게 여겼다.

무농약 농산물이 생기기는 못났어도 먹는 기분과 맛이야 어디 가겠는가?

 

그리고 오늘 떠나면서 트렁크 가득 행복 만땅이라고 고마워 한다.

전원생활의 참맛은 바로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과의 나눔에 있지 싶다.

 

사돈끼리 예식장에서 한번 만나고

평소에 쉽게 만나는 대상이 아닌 것이 아마 일반적일 것이다.

내가 만약 도시에 살고 있다면 나 역시 예외가 아닐게다.

 

막상 떠날 때 꼬맹이 녀석들만 헤어지기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역시 서운한 정을 나누었다.

더 늙으면 사돈댁도 우리집으로 함께 모여 살자고 했다.

그러면 자식들이 더 자주 들르고 편하지 않겠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