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밭 이사
잡초를 헤치고 삼백초와 어성초를 캔 자리다.
아직도 가운데 세 이랑은 내년 이후로 수확을 미룬 채 금년에도 잡초와 함께
생존경쟁을 벌일 것이다.
멀리 남북(가로)으로 낸 이랑이 새로 이사한 약초밭이다.
골뱅이형 초석잠만 멀칭을 하고 삼백초와 어성초는 역시 잡초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삼백초와 어성초는 수확하기도 힘들지만 씻고 효소를 담는데도 신경이 많이 쓰인다.
여러 차례 흙을 씻어 내는 작업이 여간 성가시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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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초와 어성초가 우리 밭에 등장한지는 벌써 8년이 지났다.
처음에는 종자용으로 조금 분양받아 번식을 시켜온 것이다.
그 동안 한 번 밭에 이식하여 잡초와 더불어 고생을 하더니 이제는 제법 군락을 이루고 있다.
금년에는 산 밑 밭에 따로 약초만 모여 관리하기로 했다.
어성초와 삼백초 뿐 아니라 골뱅이 초석잠과 누에형 초석잠(택란), 돼지 감자 까지 윗밭으로 옮겼다.
아직 채 수확하지 못한 밭은 앞으로 2~3년간 나눠서 수확하기로 했다.
나는 가끔 몸에 두드러기가 나서 병원 신세를 져왔다.
얼마 전에도 증상이 재발하여 병원에 갈까 하다가 어성초와 삼백초를 발효시킨 효소 원액이 있어
물에 희석하여 마셨더니 두드러기 증상이 슬그머니 사라졌다.
어성초와 삼백초가 몸안의 독을 분해하거나 염증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는 것을 체감한 것이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추가로 서너 차례 더 복용하고 보니 간지러운 증상도 멎었다.
우선 필요한 종근을 캐어 이사를 시킨 다음 다시 또 어성초와 삼백초를 캐어 효소 담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삼백초는 추위를 타서 그런지 뿌리가 여간 깊이 파고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한나절 두 시간을 파도 1미터 밖에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덕분에 수확한 자리는 심경을 한 셈이 되었다.
좋은 약초를 옆에 두고도 활용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약초밭 이사는 매 3년 주기로 옮겨 다니기 때문에
매년 수확하는 약초는 효소로 발효시킬 양이 충분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