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애는 더 쓰고 수확은 덜 하고

예농 2012. 12. 4. 11:51

 

 

금년에는 팥과 콩을 수수나 옥수수와 혼작을 해 보았다.

그 중 팥은 옥수수와 궁합이 맞아 나름대로 괜찮은 결과를 얻었다.

처음에는 팥의 생육 상태가 부진했지만 옥수수 수확이 끝나고 옥수수가 시들기 시작하자

팥이 본격적으로 자라 옥수수대를 감아 올라가면서 뒤늦은 피치를 올렸다.

 

그러나 메주콩이나 서리태는 수수대에 가려 광합성 활동에 지장이 있었는지,

아니면 수수나 옥수수가 다비성 작물인지라 영양 쟁탈에서 손해를 보았는지 수확량이 부실하다.

더구나 수수를 심었던 자리는 곁뿌리가 멀칭했던 비닐을 잡고 있어 비닐 걷기도 불편했다.

애는 더 쓰고 수확은 별 볼일 없는 형국이다.

 

그 결과 내년에는 금년과 다른 농법을 적용할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첫째는 콩밭에 멀칭을 하지 않기로 했다.

잡초 제거는 2차에 걸친 북주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멀칭 때문에 콩이 웃자라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필요가 있다.

 

둘째는 노린재와 같은 해충 피해를 적극적으로 방제할 것이다.

부비트랩 같은 포획 장치도 하고 친환경 농약을 살포하기로 했다.

전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댓가가 너무 가혹했던 때문이다.

 

셋째는 서리태의 경우 육묘 이식 방법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2월 하순 쯤 하우스내에 육묘장을 설치하고 4월 중순에 본밭에 정식하면 서리태의 숙기가 길어진다.

늦은 파종으로 서리태가 수확 싯점에서도 덜 여문 것들이 많았던 탓이다.

 

이제 콩농사에도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실험을 진행할 요량이다.

애쓴 보람이 없으면 농사가 재미가 없어지기 십상이다.

내년에는 정말 재미있는 콩 수확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