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메주 쑤고 나니 오늘 첫 눈이 왔다.

예농 2011. 12. 9. 19:39

 

 

아침에 커튼을 걷으니 소리없이 첫 눈이 내리고 있다.

전원생활 첫 해 첫 눈을 맞았던 감회가 새롭다.

그 때는 얼마나 들뜬 기분이었던가?

도심 아파트에서 보던 눈과 전혀 다른 모습에 경탄했었지!

 

그러나 해가 거듭할 수록 눈이 오면 길이 막힐까 걱정부터 하게 되었다.

눈이 쌓이면 길을 치울 사람이 나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삶은 낭만으로만 그칠 수 없는가 보다.

 

작은 아들이 회사일로 외국 출장을 갔다.

그 사이에 며느리가 손자를 데리고 온다는 연락이 왔다.

자동차 길이 눈 때문에 미끄러울까 염려된다.

다행히 눈이 점차 그치고 낮에는 길도 녹았다.

 

 

어제는 안식구가 하루종일 콩을 삶아 오후에는 메주를 만들었다.

황토방 가마솥에서 삶아 내면 거실에서 메주 만드는 작업을 한다.

삶은 콩을 푸대에 넣고 내가 밟아대면 으깨진다.

다음은 틀에 넣고 모양을 내면 된다.

거실에서 적당히 말리다가 새끼줄로 묶어 매달아 띄우는 것이다.

 

위 장면은 재작년에 통크게 메주를 쑤었던 기념 사진이다.

덕분에 작년은 된장을 담그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이집 저집 퍼주고 나니 금년에는 다시 된장을 담가야 한단다.

금년에는 콩 한말 세되 정도 만 쑤니 메주 덩어리는 7개 반 밖에 안된다.

 

메주 만드는 작업을 끝내고 나서 눈이 오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