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귀농과 전원생활

사과가 가르쳐준 것.

예농 2011. 11. 24. 20:17

 

 

일본인 농부 기무라 아키노리 씨가 쓴 책의 제목이 <사과가 가르쳐준 것>이다.

기적의 사과로 이미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이야기이다.

사과 과수원을 하면서 기무라 씨가 발견한 자연재배의 신비한 체험이 소개되어 있다.

 

그는 거의 10년 만에 썩지 않는 사과를 얻었다.

그동안 겪은 고난을 이기고 드디어

농약과 화학비료, 제초제 없이 자연재배로 사과를 키워냈다.

 

그의 식물에 대한 관찰력은 대단하다.

나무 위만 쳐다 보다가 결국 흙이 관건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산에 있는 흙처럼 나무가 자생할 수 있도록 인간은 돕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산에 있는 흙처럼 자연상태의 흙을 어떻게 만들어 주는냐에 달렸다.

 

사과나무 아래에는 콩과 식물을 심어 퇴비(비료)를 대신하고

주변에는 잡초를 적절하게 관리하여 자연재배를 했다.

단, 콩은 매년 심지 않고 2~3년씩 돌려 짓기를 하는 것이 좋다.

질소 과잉으로 오히려 사과의 당도가 떨어진다.

 

여름철 고온에는 오히려 나무 주변에 잡초가 있는 것이 온도를 낮추는 것을 알았다.

봄부터 베지 않은 잡초가 무성하자

8월이면 반점낙엽병으로 죽은 나무처럼 보이던 나무가 병을 견뎌냈다.

잡초가 지열을 해결했을 뿐 아니라 흙이 마르는 것을 막아 수분도 공급한 것이다.

다른 과수원처럼 물을 따로 줄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러다가 9~10월 가을철이 오면 잡초를 깎아 계절이 바뀐 것을 알려야 사과가 익는다.

 

익충이나 해충이나 천적들의 먹이 사슬로 과수원의 해충은 점차 줄어 들었다.

그래도 <잎말이나방> 같은 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식초요법은 썼다.

즉 식초를 200~800배 희석하여 상태에 따라 살포한다.

 

흙을 최대한 자연상태로 회복시키기위해 잡초가 마른 후 나무 주변에 덮었다.

잡초를 생으로 잘라 덮으면 오히려 해충이 모여들어 해롭다.

 

특히 가지처럼 따뜻한 나라가 원산지인 식물은

볏짚같이 두터운 피복은 오히려 지온을 떨어뜨려 미생물의 활동을 방해한다.

마른 풀을 덮어주는 것이 좋다.

 

과수원에는 대형기계도 다니지 못하게 했다.

뿌리가 해를 입을 가능성 때문이다.

 

자연재배를 하니 나무 표면에 이끼가 끼면서

사과의 가장 큰 피해인 가지나 줄기의 껍질이 썩는 부란병이 없어졌다.

 

그가 하는 일은 식물들과의 교감이다.

무우가 시계방향으로 돌며 성장하는 것도 알았다.

오이 넝쿨손에 손을 가까이 대면 사람을 구별하여 감는다는 것도 신기하다.

 

땅속의 경반층을 깨기 위해 보리를 심었다.

경반층에 뿌리가 내려 지온이 올라간다.

 

그는 토마토의 영양 공급을 위해 콩 네알을 주변에 심는다.

그것으로 비료 효과는 충분하다.

토마토는 특히 고구마처럼 뉘어서 심으면 잘 자란다.

 

자연재배의 요점은 결국 흙이고

농부는 식물이 자연스럽게 자라도록 돕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