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병 예방을 위한 고추밭의 위치
비가 자주 오면서 예년보다 탄저병이 일찍 번지기 시작했다.
그간 실험군으로 여러 곳에 심었던 고추밭의 병발 현상은 어느 정도 차잇 점을 보였다.
문제의 핵심은 습도가 높은 곳을 가려내는 일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비가림 고추 이랑의 앞에는 배수로가 있다.
철저하게 부직포를 깔아 주었지만 물이 흐르면서 습도가 높아졌다.
그 결과는 비록 비가림을 해도 배수로 가까이에는 탄저병의 병발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이 이랑에서 제일 먼저 탄저 증세가 나타났던 것이다.
같은 원인이지만 배수로가 지나는 이랑 끝의 고추도 탄저 증세가 먼저 나타났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첫 째는 배수로 가까이에 고추를 심어서는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는 경사지 골과 나란히 인접한 이랑의 고추가 탄저의 공격을 받았다.
역시 이랑과 경사지 둑 사이에는 공기가 머무는 시간이 많다.
습도가 높게 마련이다.
세번 째는 응달진 곳이다.
응달진 곳이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고추는 굳이 뜨거운 햇볕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비가 오래 지속되는 동안 높아진 습도는 응달진 곳에서 더 지체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 참고할 만한 현상은 호박을 고추밭 가까이 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호박 자체가 바이러스가 많은 작물이기도 하지만
넓은 호박 잎은 역시 습기를 오래 머물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윗밭의 노지 고추 이랑 중 호박 넝쿨이 침범한 곳에서 유난히 탄저 증상이 나타났다.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1) 두둑의 높이를 30cm 이상 높히고
2) 이랑 사이를 넓히기 위해 다른 키 작은 작물을 간작을 하며 (통풍을 위해)
3) 가능하다면 간이로 비가림 시설을 해주면 탄저는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비가림을 해도 위치가 다습한 곳이라면 탄저는 피하기 어렵다는 것을 체험한 것이다.
그러므로 고추밭을 정하는 첫 단추가 잘 꿰어져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