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고추 엽면 시비

예농 2010. 8. 8. 14:52

 

 

비 온 뒤에는 으례 칼슘제와 감식초, 매실효소와 미생물 등을 희석하여

고추 밭에 엽면 시비를 한다.

오늘도 아침 일찍 비가 멎자 마자 통을 메고 나섰다.

 

가급적이면 뿌리가 영양을 흡수하게 하고

잎은 보조적인 수단으로 엽면 시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병충해를 막기 위해서는 농약 대신 다른 천연 약재를 엽면 살포하게 되어 있다.

농도가 짙으면 농약과 같은 효능이 있지만 비료 효과도 있기 때문에

자연히 엽면 시비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나는 우선 살충제는 살포하지 않는다.

토종벌을 키우다 보니 조심스럽다.

진딧물이 많으면 난황유를 뿌리고 기껏 해충기피제가 고작이다.

그나마 인체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면 피한다.

그래서 보조적으로 막걸리 부비트랩으로 담배나방 등을 유인 제거한다.

 

그러나 천연 살균제는 투입한다.

매실효소나 감식초가 그 것이다.

이 때 세제인 퐁퐁을 소량 첨가하면 투입효과를 배가 시킨다고 한다.

 

다만 미생물과 살균제를 혼합하는 것이 께름직하다.

귀찮아서 함께 뿌리다 보니 그렇다.

 

특히 장마철을 전후해서 엽면 시비 횟수가 늘어난다.

경우에 따라서는 3일에 한 번 통을 메고 나선다.

특히 탄저병이 산성비로 인한 칼슘 결핍에서 주로 나타난다는 연구 보고에 따라

비 온 뒤 노지 고추에 대한 칼슘 보충은 필수적이다.

 

그런데 고추 고랑이 좁으면 엽면 시비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고랑이 넓어야 통풍이나 채광도 유리하다.

그래서 처음부터 밭을 만들 때 고랑의 넓이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나는 아예 관리기 로타리로 고랑을 판다.

고랑도 넓어지고 부속기계 교체도 않기 위해서다.

 

또한 엽면 시비에는 나름의 요령이 필요하다.

바람을 등지고 뒷걸음으로 살포해야 옷이 젖지 않고

살포하면서 혹시나 들여 마실 수 있는 호흡량도 적다.

 

특히 엽면 살포는 밑에서 위로 해야 한다.

잎은 뒷면에서 호흡을 하기 때문에 흡수 효과를 높히기 위해서다.

 

밑에서 위로 살포하면 해충 발견에도 도움이 된다.

보호색으로 숨어 있던 녀석들이 움직이는 것을 포착하기 쉽다.

 

또한 고추나무 가지를 흔들어 주는 효과가 있어 자가수정에도 도움이 된다.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한다.

그 만큼 관심을 갖고 자주 살펴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엽면 시비를 하면서 해충도 잡고 이미 병든 고추를 제거하는 작업도 병행하면

일석삼조가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