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가시오갈피 새순을 채취하여 나물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한방에서는 줄기 껍질과 뿌리 껍질, 열매를 이용하여 강장, 강심, 음위, 요통 등의 치료 약재로 쓰인다. 또한 열매를 이용한 오가피주를 만들기도 한다.
별이 쏟아지는 강원도 화천군 화천오갈피농장에서 유기농 가시오갈피를 생산하는 박정식 씨. 10년째 가시오갈피를 재배하면서 강원대 지역특성화사업단 교육과정 중 약용작물 전문경영 교육과정반과 산림청 산림인력개발원에서 가시오갈피 농장 경영과 체험을 바탕으로 강의하는 등 가시오갈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언제나 함께하고 있다.
농진청 농산물 전자상거래 우수농업인상을 수상하기도 한 박정식 씨의 고품질 가시오갈피 재배기술 노하우를 취재 노트했다.
가시오갈피의 형태
가시오갈피는 지난 1976년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약학회에서 소련의 과학자인 브레이크만 박사가 그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8년부터 강원도 춘천, 정선, 태백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재배되기 시작했고, 현재는 각 지역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가시오갈피는 2∼3m의 낙엽활엽관목이며 가지 전체는 회갈색으로 바늘 같은 가시가 밀생한다. 묵은 가지의 가시는 점차 퇴화하는 경향이 있지만 신초, 1∼2년생 가지와 엽병 밑에는 가시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잎은 호생하고 장상복엽이며 꽃은 6월 하순∼7월 상순에 개화한다. 1개의 화축에 90∼150개의 꽃이 착생하며 열매는 둥글고 털이 없으며 9월 중하순에 흑색으로 결실한다.
실생 번식은 후숙과 휴면과정이 중요
오갈피는 미숙 배로 인해 휴면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채종 후 일정 기간 동안 적절한 조건에서 종자를 후숙시켜야 배가 성숙되며, 배 성장이 끝난 뒤 휴면타파 과정을 거침으로써 발아할 수 있다고 한다.
먼저 과육을 제거하고 종자와 굵은 모래(직경 2mm 이상)를 1:3 내외로 혼합한 후 망사 자루에 담는다. 적당한 크기의 플라스틱 상자에 모래를 4∼5cm 깊이로 깔고 종자가 담긴 자루를 넣은 후 다시 모래를 2∼3cm 정도로 덮어 준다.
항온기는 15℃로 고정하여 종자가 담긴 상자를 치상한 후 80∼100일간 저장한다. 후숙 기간 동안 종자의 건조방지와 호흡에 의한 노폐물의 제거를 위해 7∼10일 간격으로 충분히 관수한다. 후숙이 끝나면 휴면타파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동일한 조건에서 항온기 온도를 5℃로 낮춰 60일간 저온 상태를 유지시키면 된다. 이 기간 동안에도 관수관리는 후숙시 관리와 동일하다고 한다.
박씨의 실생번식을 정리하자면 씨앗 채종 → 씨앗 정선 → 선별 → 후숙 처리 → 휴면 타파(항온, 항습 유지를 위해서 15°C 상태를 유지하도록 함) → 파종이다.
3·7·9월 삽목번식
박씨는 “가시오갈피와 지리오갈피, 당오갈피를 3월(숙지삽), 7월(녹지삽), 9월(반숙지삽)에 삽목한 결과 유합조직 형성률은 모두 높은 편이었다. 발근 일수는 지리오갈피는 25∼35일, 당오갈피는 20∼36일로 빨랐지만 가시오갈피는 32∼45일로 9∼10일 정도 늦었다. 발근율은 가시오갈피는 26∼60%, 지리오갈피는 72∼94%, 당오갈피는 시기와 삽수에 관계없이 100%의 높은 발근율을 보였다.”고 말했다. 펄라이트와 버미큘라이트를 1:1로 혼합한 상토가 좋은 발근 반응을 보인 것은 펄라이트는 삽목상토의 공극률을 항상시켜 환경조건을 좋게 하고 버미큘라이트는 수분 보유력을 양호하게 하여 발근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박씨는 “발근 촉진을 위해 사용하는 루톤-F는 시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약제로 오옥신에 비하여 가격이 저렴하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보다 경제적으로 가시오갈피를 포함한 식물에의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가장 좋은 번식법은 분주 번식
가시오갈피 계통은 종자가 대부분 미숙배이기 때문에 실생번식이 까다롭고, 삽목방식도 발근율이 저조한 편이다. 흡지가 있는 뿌리삽목은 비교적 양호하게 번식시킬 수 있다. 가장 확실한 번식방법은 분주를 하는 것이다.
박씨는 가을에 줄기를 절단하여 수확한 후 나무 전체를 캐 묵은 뿌리와 분주가 되는 새 뿌리를 갈라내고, 몇 개의 개체로 나눈 후 다시 정식한다.
분주 방법은 가시오갈피의 줄기를 절단한 후 뿌리채 캔 후 분주되는 부분을 찾아 뿌리 나누기를 한다. 분주된 분주묘를 직접 본밭에 정식한다. 천근성 식물이기 때문에 너무 깊게 심지 말아야 한다.
박정식 씨가 강조하는 가시오갈피 재배 노하우
▲씨앗 발아는 9~10월에 채취한 씨앗을 바로 정선하여 씨앗을 분리하고 양질의 씨앗을 선정한 후 후숙 처리에 따라 개갑시킨다. ▲파종은 다음해 봄 3~4월경에 개갑된 씨앗을 줄뿌림하여 파종한다. 본잎이 2~3장 나올 때까지 이른 봄 중부지역에서는 필히 보온이 가능한 하우스에서의 관리가 필요하다. ▲육묘은 본잎 2~3장이 나왔더라도 본밭에 직접 이식하기에는 아직 어린상태이기 때문에 조금 더 육묘를 해야 한다. 유공 비닐을 멀칭하여 각 구멍에 묘를 심어 1~2년간 육묘한다. ▲정식은 1~2년 후 본밭에 정식한다. 이때 물빠짐이 좋아야 한다. 화학비료의 사용은 피하고 유기물 퇴비만 사용한다(이 경우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노동력을 투자하여 손으로 제초할 것을 당부했다). ▲일반 작물과는 달리 병해충에 강하다. 병해가 없기 때문에 친환경재배도 가능했고, 나무가 병해충을 이겨내기 때문에 그 성질이 사람에게도 강한 약리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잎에서부터 뿌리까지 100%를 사용하는 가시오갈피의 수확은 열매가 익은 후 잎을 수확하여 잘 건조하여 보관한다. 열매는 익으면 수확한다. 나머지 잎과 줄기를 수확한다. 나무 일부분의 전체를 캐어 뿌리를 수확한다. ▲저장할 때는 잎은 음건이나 양건하여 말린 뒤 커다란 비닐의 양쪽 입구를 묶어 그 안에 담아 습하지 않은 곳에 보관한다. 줄기는 본밭에서 수확시 바로 절단하여 건조한 후 Box나 자루에 담아 습하지 않은 곳에 보관하며, 열매나 뿌리도 같은 방법으로 보관한다.
박정식 씨는 고랑 밑 나무 사이에 왕겨나 볏짚을 깔아 주면 제초와 보습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발효된 퇴비를 충분히 주고 왕겨를 약 10~15cm 정도로 이랑과 고랑에 덮어 재배할 경우 제초효과로 작물의 빠른 성장과 무농약 재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왕겨재배는 연중 보습 효과가 뛰어나고 4~5년 사용하기 때문에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유공 비닐 170cm×유공 간격 7cm×유공 크기 5cm로 유공 비닐을 이용한 실생묘 재배는 잡초 방제 효과, 일정한 간격의 육묘 관리와 육묘 1~2년 후 본밭에 정식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분주묘 (성묘)재배는 이랑 120cm×고랑 60cm×두둑 높이 25cm로 물빠짐이 좋아야 하며, 아울러 간격을 50~60cm로 유지하여 재배한다.
지역별로 수확시기는 다르지만 수확 방법에 있어 박정식 씨는 새 가지와 묵은 가지를 구별하여 묵은 가지는 솎아낸다. 9월 1~15일에는 열매가 익은 후 1차 잎을 채취한 후 건조한다. 9월 10~20일에는 열매 채취와 건조, 9월 15~30일 2차 잎 채취와 건조, 9월 20~10월 10일 줄기 채취와 건조, 10월 10~30일은 뿌리 채취와 건조 등을 실시하고 있다.
가시오갈피의 효능과 약리작용
오갈피속 식물들은 예로부터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식물종간의 구별 없이 오가피나무로 통칭해왔다. 가시오갈피는 오가삼이라 하여 신경쇠약, 식욕부진, 건망증, 불면증, 고혈압, 저혈압, 정력감퇴, 노화현상, 산후의 자양강장제, 운동선수나 정신노동자들의 피로회복제로 사용되어 왔다고 한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따르면 간경, 신경, 강심, 강장, 음위증, 음부 가려움증, 신경통, 관절염, 류머티즘성 관절염, 강정, 오로(五勞), 칠상(七像), 보기(補氣), 척통(瘠痛), 통비(痛痺), 위증 등에 사용했다고 한다.
현대 의학에서 오갈피에 관한 생리학적 연구로는 생체기관의 전반적인 기능증대, 중추신경계작용, 근육운동촉진작용, 대사촉진작용, 혈압의 정상화, 항염작용, 항암작용, 항당뇨작용, 해독작용, 항류머티즈, 방사선 질병과 실험적 신경증 치료 효과, 수명연장 효과,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 등의 다양한 생리학 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국산 가시오갈피는 중국산에 비해 뇌신경보호 효과 및 기능회복 효과가 탁월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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