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땅콩 싹
기다리던 땅콩 싹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얼마나 기다리던 모습이더냐!
땅콩 껍질을 들어 올리고 옆구리로 싹을 내민 녀석이다.
이녀석은 아예 껍질을 머리에 이고 이제 막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밀 폼이다.
이미 땅 속에서 껍질 밖으로 얌전히 싹을 내고 본격적으로 땅 위로 나온 녀석이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얻어 온 땅콩 종자를 파종하고 나서 나름의 걱정을 한 것은
바로 파종 방법을 달리 한 때문이었다.
대부분은 껍질을 까서 알 만을 파종하는데 나는 껍질채 하기로 하였다.
카페 어느 회원이 그런 방법으로 해도 무방하다고 알려 주었다.
더구나 많은 양을 심어야 하는 전업농가에서 껍질을 까서 심으려면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는데
그 회원은 껍질채 파종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안식구는 까서 심겠다고 하여 별도의 이랑에 각각 시험해 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나서 얼마 전 안식구는 자기가 심은 밭에서 싹이 나왔다고 반색을 하면서
통째로 심은 땅콩 밭이 걱정이라고 내 눈치를 살핀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정말 소식이 없지 않는가?!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심을 때 충분히 물에 불렸는데 혹시 껍질이 열리지 않아 싹이 나오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껍질이 썩어야 된다면 어느 세월에 땅 속에서 썩어 싹이 나온다는 말인지!
점점 불안해지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더구나 동네 어느 분이 내 땅콩 파종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해도 싹이 나오느냐고 묻기에
이런 방법으로 하면 힘이 덜 들고 싹도 나오는 거라고 은근히 아는 척을 했는데....
그러다가 드디어 이 녀석들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아직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싹이 나오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