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투기
집터가 넓다보니 울 안에 있는 길이 마치 일반 도로 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외부 차량이 예사로 들어 온다.
대문 기둥을 세웠어도 막무가내이다.
심지어 집 앞에 만들어 놓은 주차장에 주인 양해도 없이 차를 세워 놓고
산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나마 주차만 하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까지 버리고 간다.
오늘도 사진의 길 왼쪽에 나있는 무성한 풀을 깎아내다 보니
담배 꽁초가 나타났다.
나는 담배를 끊은지 오래니
누군가 우리 집을 방문한 사람 중에 꽁초를 버린 것이다.
며칠 전 밤을 주우러 온 어떤 여자는 자기 손주가 먹다 버린 우유팩을
주울 생각을 하지 않기에 결국은 내가 치우고 말았던 적이 있다.
집 앞에 휴지가 떨어지거나
배수로에 음료수병이 굴러 다니는 것도 흔한 일이다.
생각다 못해 기다란 막대기를 대문 기둥에 비스듬히 세워 두었더니
우리 집 뒤에 밭이 있는 동네 사람이 막대기를 치우고 차를 타고 들어 왔다.
그러고는 왜 막대기를 세워 놓았느냐고 힐난이다.
구차하게 설명하기도 싫었다.
그 사람들은 자기 밭에 둘러 처 놓았던 번쩍거리는 반사테이프 마져도
둘둘 말아 우리 밭과 경계를 짓는 배수로에 버렸다.
우리 뒷 뜰에서 쉬거나 간식을 먹을라 치면 으례 쓰레기가 남는다.
차마 무안할까봐 아무 말도 못하고 우리가 치운다.
도시인들이야 으례 그러려니 하지만
농촌에서 흙을 삶터로 밟고 사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마구 투기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전원생활에서 가장 인내하기 힘든 일이
바로 이러한 사람들과 다투지 않으려고
화를 안으로 삭이는 일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