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전원생활 두 돐맞이 이벤트

예농 2008. 8. 5. 11:56

 

 

8월 4일은 우리가 전원으로 이사했던 날이다.

벌써 만 2년이 흐른 셈이다.

 

주말에 두 아들 가족이 온 김에 옥수수 수확을 마쳤다.

실하고 좋은 것들 만을 골라

두 아들 편에 두 사돈댁으로 우선 수확한 농작물들을 보냈다.

 

지난 번에 보낸 아삭이 고추가 너무 인기가 있다고

아들 녀석들이 더 챙긴다.

작은 녀석은 회사 직원들 회식 때에 아삭이 고추를 가져갔더니

모두가 난리 법석을 떨었다고 한다.

더 맛 좀 보자고 한다니 안 줄 수가 없다.

 

사돈댁 식구들도 이구동성으로 고맙다는 전화를 해오니 뿌듯하다.

 

다음은 그간 신세도 지고 가깝게 지냈던 지인들이 마음에 걸려

어제는 우선 일산에 사는 세 가정에 수확한 농작물을 선물하기로 하였다.

대학찰옥수수, 아삭이 고추와 청양 고추, 빨간 감자(일명 고구마 감자), 가지, 토마토, 단호박, 토종오이 노각 등을 상자에 담으니 제법 풍성하다.

오랫만에 외출이었다.

저녁 나절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

100% 무공해 농산물을 맛보게 하는 행사를 치룬 것이다.

 

맛있는 남원골 추어탕으로 저녁 대접을 받고

돌아오는 기분이 홀가분하고 상쾌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각자 맛 본 우리 농사물에 대한 품평을 들으니

다시 한번 기분이 좋다.

그 동안 흘린 땀의 댓가를 충분히 받은 셈이다.

 

내가 농사를 지어 수확을 하고

그 농작물을 이웃들과 더불어 나누는 기쁨,

바로 이 것이 전원생활의 보람이고 기쁨이리라!

땀을 흘리며 수고하던 때는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을 만큼 억울한 감정이었는데

막상 수확할 때가 되니 어느 덧 나누고 싶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 오른다.

 

그러니 전원생활을 할 수 있는 내 처지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힘들어도 그들의 고맙다는 인사에 힘을 얻어

오늘 아침에도 낫을 들고 다시 밭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