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싸리 빗자루를 만들다.

예농 2007. 12. 29. 20:00

 

 

댑싸리를 뽑아 놓았다가

오늘은 미루던 빗자루 숙제를 마쳤다.

 

아침에 밖으로 나가니 여간 추워진 것이 아니다.

안식구나 며느리가 밭으로 나가는 나를 만류한다.

그렇다고 따뜻한 집안에 틀어박혀 

손주 녀석들 재롱이나 보며 시간을 죽일 수가 있겠는가?

 

농막 안에는 밖에서 일하기 어려울 때 하려고

댑싸리 수확한 것들이 나를 기다렸다.

 

우선 새끼줄을 꼬아 댑싸리 줄기를 말아 묶고

손잡이 부분의 뿌리는 톱으로 잘라 주었다.

 

적당한 묶음으로 나누다 보니 다섯 자루가 되었다.

우선 시험 삼아 창고 바닥을 쓸어 보기로 하였다.

또 하나는 황토방 부엌에 두기로 하였다.

 

두 개를 들고 올라 가는데 마침 물을 길러 온 아랫 집 부부가

반색을 하며 빗자루에 눈길이 간다.

하나쯤 얻을 수 없겠느냐고 하는데

어떻게 거절하겠는가?

 

그리고 머지 않아 안식구 따라 우리 동네로 이사하기로 한

안식구 친구에게도 한 개를 선물하기로 약속하였다.

 

견물생심이라고 우리 집에 들러

빗자를 보게 된 사람들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이 되었다. 

 

싸리 빗자루는 시멘트 바닥이나

부엌, 하우스 통로 등에 안성마춤이었다.

프라스틱으로 만든 것보다 훨씬 말끔하고 정교하게 쓸어진다.

 

댑싸리는 살아서는 조경용으로

죽어서는 빗자루로 유익을 주니

얼마나 고마운 녀 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