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대문 앞에서

예농 2007. 1. 8. 18:16

 

지난 해 첫 눈이 왔을 때의 대문 앞입니다.

담과 대문이 없으니 대문 기둥이 어쩐지 외로워 보입니다.

 

그래서 어제 눈이 왔을 때

길에 쌓인 눈으로 눈사람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기다랗게 하나 더 만들어 거꾸리와 장다리를 세워 놓으렸는데

힘이 들어 하나만 만들었지요.

 

볏짚으로 목도리도 두르고 머리카락도 얹었습니다.

나무를 태웠던 숯이 남아 얼굴에 눈, 코, 입을 붙여줄 수 있었지요.

 

좀 더 크게 만들었으면 하지만 눈덩이 만들기도 쉽지 않더군요.

 

눈 오기 며칠 전부터 만들다가

결국 눈오기 하루 전에 완성한 돌화분입니다.

 

대문 기둥 밑에는 배수관이 밖으로 나와 보여

미관에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배수관 주변에 돌들을 성벽처럼 둘러 쌓고

그 위에 돌화분을 만든 것입니다. 

 

돌을 쌓는 일은 퍼즐게임을 하듯 합니다.

 

크고 작은 돌들이 주위에 지천으로 깔려 있으니

최소한 배수로 벽을 돌로 쌓는 일은 몇년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잡초도 줄이고 조경도 하니 일거양득입니다.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니 그럴듯 합니다.

 

눈사람이야 눈이 녹으면 없어지겠지만

돌화분에 꽃을 심으면

봄에 멋진 모습으로 대문 앞을 장식하리라 기대해 봅니다.

 

굳이 비싼 조형물이 아닐찌라도

주변에 널려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조경미를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나무와 돌들로 주변 경관을 돋보이게 할 수 있으면

그것이 바로 조경이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