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부산했던 하루

예농 2006. 11. 12. 22:18
남이 만든 가을 풍경 이미지를 배경으로
부산하게 보낸 오늘의 일기를 써 봅니다.
 
오늘은 시골에 살면서도
가장 많은 분들을 만난 날이었습니다.
 
새벽 벽두부터 첫번째 손님이 찾아 왔습니다.
어제 약속한 하우스 제작업체 사장님입니다.
하우스 골조로 아취를 만들어
조롱박이나 수세미 등 넝쿨식물을 올릴 계획으로
현장에 와서 보고 견적을 내 달라고 부탁을 했기 때문입니다.
오후 4시에 다시 오셔서 정확한 넓이를 재기로 했습니다.
 
오늘 교회에는
고개 너머 두 분의 할머니 권사님을 모시고 가야합니다. 
마침 어제 저녁에 김장을 돕기 위해
안식구 친구가 와서 교회에 동행하게 되니
모두 다섯명이 알차게 합승한 셈입니다. 
 
두 분 권사님은 오후 3시에 끝나는 예배까지 드려야 하므로
다시 3시에는 그 분들을
교회에서 댁까지 모셔다 드려야 합니다.
차 안에서 안식구와 대화 중에
메주콩도 그 권사님 댁에서 사기로 하더군요. 
덕분에 돌아오는 길에 메주콩 세말을 차에 싣고 왔답니다.
 
그런데 권사님을 다시 모시러 교회에 갈 시간인데
우리집 설계를 맡았던 설계사가 느닷없이 방문을 합니다.
오랜만에 시간이 나서 찾았다는데
나는 3시까지 교회에 가야 하니 
모처럼 찾아 온 손님을 내쫓는 꼴이 되었군요.
마침 새 김장 김치로 다음 주 화요일에
저녁식사나 같이 하기로 약속하고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권사님댁에서 콩을 싣고 오자
느닷없이 대학친구 둘이서 우리집을 향해
출발했다는 전화가 옵니다.
전에 한번 와봤던 친구들인데도 길 찾기 쉽지 않아
안내를 해달라고 합니다.
 
이제 4시가 되자 새벽에 왔던
하우스 제작업체 사장이 다시 오고
뒤이어 그 친구들이 들이닥치더군요.
 
안식구 친구도 같은 대학 동기였으니
내 친구들도 구면인지라
저녁 식사도 허물없이 같이 했습니다.
 
후식을 나누며 이야기 꽃이 피는 순간
전화 벨이 다시 울립니다.
처형이 김장을 도우려고
막 전곡읍에 도착하기 직전이랍니다.
 
부랴부랴 모시러 나가니
두 친구들도 따라 나섭니다.
차제에 일어서겠답니다.
여차하면 자고 갈 요량이었는지도 모르는데
처형까지 오신다니 일찍 일어선 듯 싶습니다.
 
손님들이 오고 갈 때마다
<또두>녀석은 괜히 신이나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데
일전에 어느 손님의 오토바이 소리에 놀랐던
<또원>이 녀석은 슬슬 눈치를 보며
낯을 가립니다.
 
어쩌다 보니 오늘은 조용하던 우리 집이
모처럼 오가는 손님들로 부산한 하루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