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다.
나는 오늘 열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었다.
나무 밑에는 볏짚으로 이엉을 엮어 앞치마를 둘러 주었다.
잡초도 억제하고 보습과 영양 손실을 막아 보겠다는 생각에서다.
보기에도 단정해 보여 작년부터 식목 때마다 깔아 준다.
홍로(숙기: 9월 초,중) 3 그루, 료까(숙기: 9월 중,하) 3 그루,
미시마 후지(숙기: 10월 중,하) 4 그루이다.
농원 주인 말로는 심는 첫 해부터 열매가 열린다니 기대가 크다.
나무를 심는 김에 그간 옹색한 화분에서 20년을 견딘 동백도 마당으로 나왔다.
추운 겨울 날씨 때문에 노지에서 정말 생존할 수 있는지 모험이다.
아마 짚으로 단단히 싸매 주어야 할 게다.
앵두 나무도 몇 그루 옮겨 주고 소나무 묘목도 제 갈 곳을 정해 주었다.
유실수 들의 이동도 있었다.
유실수 사이에 심어 놓았던 산마늘 잎이 고라니 때문에 잘려 나간 자리가 보인다.
한 번 맛보았으니 또 올것이다.
아예 펜스를 쳤다.
닭장을 지으면 주변에 펜스를 치고 방목하려고 준비했던 울타리 망을
고라니 방어망으로 쓰게 되었다.
나무 심고 펜스 치고 나니 벌써 해가 기운다.
내일은 포도 나무를 사다 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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