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전원 일기

나무 심고 펜스 치고

예농 2010. 4. 3. 18:55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다.

나는 오늘 열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었다.

 

나무 밑에는 볏짚으로 이엉을 엮어 앞치마를 둘러 주었다.

잡초도 억제하고 보습과 영양 손실을 막아 보겠다는 생각에서다.

보기에도 단정해 보여 작년부터 식목 때마다 깔아 준다.

 

홍로(숙기: 9월 초,중) 3 그루, 료까(숙기: 9월 중,하) 3 그루,

미시마 후지(숙기: 10월 중,하) 4 그루이다.

농원 주인 말로는 심는 첫 해부터 열매가 열린다니 기대가 크다.

 

 나무를 심는 김에 그간 옹색한 화분에서 20년을 견딘 동백도 마당으로 나왔다.

추운 겨울 날씨 때문에 노지에서 정말 생존할 수 있는지 모험이다.

아마 짚으로 단단히 싸매 주어야 할 게다.

 

앵두 나무도 몇 그루 옮겨 주고 소나무 묘목도 제 갈 곳을 정해 주었다.

유실수 들의 이동도 있었다.

 

 유실수 사이에 심어 놓았던 산마늘 잎이 고라니 때문에 잘려 나간 자리가 보인다.

한 번 맛보았으니 또 올것이다.

아예 펜스를 쳤다.

 

닭장을 지으면 주변에 펜스를 치고 방목하려고 준비했던 울타리 망을

고라니 방어망으로 쓰게 되었다.

 

나무 심고 펜스 치고 나니 벌써 해가 기운다.

내일은 포도 나무를 사다 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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